23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후 가장 많은 자금유출을 보인 국내주식형펀드는 2,428억원이 빠져 나간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네비게이터증권투자신탁 1(주식)였다. 특히 이 펀드 중 환매수수료가 적은 A형에서 1,822억원이 이탈해 펀드 전체 환매액의 75%를 차지했다.
KB자산운용의 'KB코리아스타증권투자신탁(주식)'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 펀드는 올 들어 발생한 유출액 1,484억원 중 82%인 1,211억원이 A형에서 발생했다.
이외에 하나UBS블루칩바스켓증권투자신탁V- 1[주식]ClassA(804억원), NH-CA1.5배레버리지인덱스증권투자신탁[주식-파생형]Class A(615억원) 등도 환매규모가 컸다.
A형 펀드를 중심으로 자금 유출이 큰 이유는 환매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A형 클래스는 대부분 장기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유형으로 선취 수수료를 내지만 대신 운용보수는 저렴하다. 특히 환매수수료가 없거나 부담이 적은 게 특징이다.
실제로 A형 펀드의 경우 약관상 환매수수료를 아예 내지 않거나 30일 미만일 때 이익금의 70%, 30일 이상 90일 미만일 때는 이익금의 30%만 내면 된다. 또 3개월이 지나면 수수료를 물지 않고 환매할 수 있다. 90일 이내에 환매할 때 이익금의 70%'를 물게 하는 게 상당수인 C형 펀드와는 대조적이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8월 주가 폭락으로 국내주식형 펀드에 신규 자금이 유입됐을 때 상당수가 A형 펀드에 몰렸고, 이들은 단기 차익 실현 뒤 언제든 빠져나갈 수 있는 것들"이라며 "최근 수익률이 양호했던 펀드의 A형 클래스에 연초 후 환매가 집중된 점이 이를 방증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펀드를 활용한 단타 투자는 상품의 본질에도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잘못된 마켓 타이밍으로 인해 의도치 않게 장기로 흘러갈 수 있어 바람직한 투자 전략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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