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헤어스프레이 (Hairspray)'에서 주인공인 여고생 트레이시의 뚱보 어머니 에드나로 나온 존 트라볼타(53)는 처음에 자기에게 여자역이 맡겨졌을 때 다소 머뭇거렸다면서 그러나 연기를 할 때는 다른 배우들과 스탭들의 뜨거운 관심의 대상이 돼 재미있었다고 즐거워했다. 거구에 만면의 미소를 짓고 인터뷰장소 LA 베벌리힐스의 포시즌스 호텔에 나온 트라볼타는 질문에 시종일관 재치와 여유 있는 유머로 대응했다. 만나서 매우 기분이 좋은 편안한 사람이었다. 그는 지난 4일 연예전문지 '할리우드 리포터'가 주최한 연례행사 '연예계의 여자들' 조찬에 에드나역을 한 덕택으로 남자배우로서는 행사 사상 최초로 초대되는 영광(?)을 누렸었다. 트라볼타는 뚱보 옷을 입은 여자역의 어려움에 대해 "어렸을 때 어머니가 브라를 하고 스타킹을 신느라 애 쓰는 모습을 봤었는데 막상 내가 하자니 너무나 힘들었다"면서 "스타킹을 한 번 신을 때마다 숨이 턱에 찼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뚱보 옷을 입고 춤 추는 것은 그렇게 힘들진 않았다고 타고난 댄서 기질을 자랑했다. 그는 이어 영화 속 자신의 풍만한 젖가슴과 엉덩이에 관해 "세트에서 남녀를 막론하고 모두들 내 젖가슴과 엉덩이를 만지고파했다. 난 최고의 매력 덩어리로 그들을 위해 애교도 떨었다. 여자의 젖가슴과 몸매가 힘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능청을 떨기도 했다. 트라볼타는 처음에 역이 제의됐을 때 왜 자신에게 이런 역이 주어졌을까 하고 반문했지만 게이역이 아닌 진짜 여자역이어서 맡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여장남자가 아니라 부드러운 얼굴에 굴곡진 몸매를 지닌 진짜 여자역을 한다는 것이 흥미로울 뿐 아니라 하나의 도전이었다는 것. 그는 사망한 다이애나 황태자비를 만났던 경험에 관해 "다이애나비를 만났을 때는 나는 배우로서 하락기에 접어 들었을 때였다. 아무도 내게 관심이 없었는데 그녀가 나를 초청, 내 삶에 다시 활력을 주었다"며 다이애나비를 추모했다. 트라볼타는 왕년의 인기 TV 시리즈 '달라스'의 영화화에 주인공 J.R로 나올 예정으로 "제작이 지연되고 있는 것은 각본 수정 때문인데 최종적으로 코미디로 만들기로 했으며 내년 1월부터 촬영에 들어갈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미주본사 편집위원,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원 hjpark@koreatimes.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