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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사무라이 자본 확보 적극

"엔화강세로 조달금리 추가상승 대비" 채권발행등 잇달아


달러에 대한 엔화강세가 본격화하면서 국내 금융회사들이 사무라이 자본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금융회사들은 엔화강세가 대세로 굳어질 경우 조달금리가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는데다 글로벌 신용평가기관으로부터 신용등급이 상향조정된 점을 활용해 사무라이채권 발행 및 엔화차입에 대거 나서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들은 지난해 9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달러자금 확보가 어려워 양키본드 발행에 열을 올렸지만 올 하반기 들어 달러가치는 떨어지는 반면 엔화가치는 상승하면서 선제적으로 엔화자금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실제 엔ㆍ달러 환율은 지난 8월10일 달러당 97.49엔을 나타냈지만 이후 가파르게 떨어져 현재 90엔대를 보이고 있다. 엔ㆍ달러 환율이 90엔대에 진입한 것은 2월13일 이후 처음이다. 산업은행은 11일 일본 정책금융기관인 일본국제협력은행(JBIC)과 200억엔 규모의 자금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도입조건은 2년 만기에 금리는 엔화 리보(Libor)에 111bp(1bp=0.01%포인트)를 더한 수준에서 결정됐다. 이는 시장 차입금리보다 1%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산은의 한 관계자는 "한국경제의 회복속도가 빠른데다 국내 금융회사들의 신용등급도 상향 조정되면서 낮은 금리로 엔화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며 "시중은행들도 엔화가치가 추가로 오르기 전에 엔화자금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산은은 국내 기업의 생산설비 고도화 목적으로 장기저리 엔화자금 500억엔을 추가로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에 앞서 산은은 3일 지난해 9월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국내 금융회사로는 처음으로 사무라이본드 300억엔을 발행했다. 이번 사무라이본드 발행에는 예정금액의 두 배 가까운 주문이 몰렸으며 87곳의 해외투자가들이 참여했을 정도로 큰 관심을 끌었다. 기업은행도 올해 외화 중금채 발행한도를 기존의 16억달러에서 20억달러로 늘리기로 하고 오는 10월 중 사무라이본드를 발행할 계획이다. 기업은행의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가 크게 떨어졌고 국내 은행들의 신용등급도 상향조정돼 조달금리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산은이 사무라이본드 발행에 성공하고 엔화가치도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일본 채권시장을 모니터링한 수준에 그쳤던 다른 금융회사들도 엔화표시채권 발행에 적극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 기업은행을 비롯해 수출입은행ㆍ국민은행ㆍ우리은행ㆍ현대캐피탈 등이 사무라이본드 발행을 타진하고 있다. 국책은행 자금부의 한 관계자는 "해외채권 발행의 대상이 달러표시채권에서 엔화표시채권으로 바뀌고 있다"며 "엔화가치가 추가로 상승할 경우 조달금리가 오르기 때문에 국내 금융회사들이 엔화표시채권을 서두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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