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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중심의 경제구조를 중소기업 중심으로 바꿔 대한민국이 새로운 활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앞으로 4년간 중소기업중앙회를 이끌게 된 박성택 신임 회장은 27일 결선투표 직후 중기중앙회 중회의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내수 부진과 저성장·저물가 등 우리 경제가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이 나라 중소기업인으로서 무엇이라도 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저를 여기까지 오게 했다"며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구조로 바꿔 한국 경제가 활력을 찾는 데 기여하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세계경제환경은 큰 몸집으로 살아남기에는 너무 변화무쌍해지고 있어 이제는 '작은 것'의 시대인 만큼 국가는 사회의 다수를 형성하는 '작은 것'을 튼튼하게 길러내야만 한다"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문제의 해결은 단순히 중기중앙회만의 과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가 여기서 주저앉느냐, 앞으로 나아가느냐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국가적 과제"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대기업 중심의 경제구조를 중소기업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는 게 박 회장의 생각이다. 그는 선진국형 기업 생태계를 조성해 우리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을 '활력 있는 다수(vital majority)'로 만들기 위해 3개 분야 선진화 기반 구축을 실천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협동조합 스스로 생존할 수 있는 환경 구축 △중앙회가 '조합의, 조합에 의한, 조합을 위한' 조직으로 기능할 수 있는 환경 구축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소기업이 최상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환경 조성 등을 실천하겠다는 각오다.
박 회장은 "중소유통업체나 소상공인의 불이익을 해소하고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중앙회와 정부·조합이 공동출자한 '구매·물류회사'를 설립하는 한편 중기중앙회 지역본부를 일부 바꿔 운영이 어려운 조합들에 사무실과 집기, 공동관리 인력을 지원하는 '지역별 공동 비즈니스 오피스센터'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또 조합의 자생 기반을 마련하고 중소기업 제품의 자체 품질관리를 위해 조합별 단체인증 시스템을 구축해 조합이 인증한 제품을 공공기관이 우선 구매하도록 하는 '단체인증 우선구매제도'를 도입할 방침이다. 중소기업의 판로 개척을 위해서는 현재의 홈앤쇼핑 운영 방식을 전면 개편할 생각이다. 박 회장은 "중소기업 제품에 대한 방송시간을 늘리고 제품 노출 빈도수를 높이기 위한 15~20분 단위의 소개 프로그램을 개발하도록 함으로써 홈앤쇼핑이 진정한 중소기업을 위한 채널이 되도록 바로잡아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 중소기업들이 당면한 어려움을 해결할 타개책의 하나로 남북 경협에 대한 생산적인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게 박 회장의 지론이다. 그는 "중소기업의 사업 성격을 살펴보면 북한 사회와 윈윈할 수 있는 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며 "국내 기업의 95%가 중소기업이고 대부분 경공업 분야인 만큼 북한은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기회가 된다면 남북 경협과 관련한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중소기업이 시행착오 없는 투자를 하고 북한에도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업종을 선별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특히 그동안 지방 중소기업이나 협동조합 사이에서 불만으로 지적됐던 중기중앙회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데도 강한 의욕을 내비쳤다. 그는 "조합을 위한 중앙회, 일하는 중앙회를 만들기 위해 회장 직속으로 '호민실'을 설치해 조합의 애로사항을 실질적으로 관리하고 현장밀착형 컨설팅지원단을 설치해 발로 뛰는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업종별 사업본부 설치와 책임 부회장제도 운영, 원로자문회의 상설화, 선거 규정 등 중앙회 규정 정비 등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한편 박 회장의 첫 공식 일정은 오는 3월3일 중앙회장 당선증 수여 후 4일부터 대통령 중동 순방 동행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3월1~9일 쿠웨이트와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카타르 등 중동 4개국을 방문할 예정인데 중기중앙회장은 4일부터 합류해 아랍에미리트(UAE)와 카타르를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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