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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스타일 이끄는 문화공장장이 꿈이죠

노시청 필룩스 회장<br>예술 동호인 전용캠핑장 만들고 청년창업학교 예비 CEO 모집<br>후배에 성공 노하우 전수하고파

노시청

"캠핑을 좋아하는 직원들의 아이디어로 회사 내 여유공간에 문화예술 동호인 전용 회원제 캠핑장을 열기로 했습니다. 한쪽에선 악기를 연주하고 그림도 그리고 한쪽에선 춤을 추고 그 장면을 우리의 조명 제품들이 비추는 모습……. 상상만 해도 즐겁지 않나요? 필룩스 본사가 융복합 예술문화의 장이 되는 거죠."

30일 경기도 양주의 필룩스 본사에서 만난 노시청(62ㆍ사진) 필룩스 회장은 어떤 회사를 만들고 싶으냐는 물음에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만드는 문화공장"이라고 답했다. 밤과 어둠을 거부하는 현대 문명의 상징인 조명기기를 만드는 회사지만 노 회장이 만들고 싶은 문화는 '자연으로 돌아가는 문화(back to the nature)'다.

지난 2005년 세계 최초로 조명박물관을 만든 것도 모자라 문화 예술 동호인들을 위한 전용 캠핑장을 만들겠다는 그의 얼굴은 상기돼 있었다. 조명 제조 업체를 이끌고 있는 CEO지만 인터뷰 내내 그의 입에서 나온 대부분의 이야기 소재는 문화였다.

필룩스 제품 역시 이같은 경영 철학에 맞닿아 있다. 필룩스는 과도한 빛을 내는 조명기구 대신 자연의 색을 담은 감성조명기구를 만든다. 컬러 테라피를 접목해 사용자의 기분이나 컨디션에 따라 빛이 조절되는 조명기구, 아침 기상 시간 과도한 빛에 노출되지 않도록 서서히 밝아지는 조명기구 등 자연을 거스르지 않으면서도 인간의 편의성을 높이는 제품 컨셉트가 필룩스의 무기다.

그런데 왜 문화일까. 그는 단순히 조명제품을 파는 장사꾼으로 남고 싶지 않았다. 어린이날 전국에서도 손에 꼽히는 대대적인 가족행사를 벌이는 것이나 매년 추석 직전 가을음악회를 여는 것 모두 번 돈을 고객과 지역사회에 돌려줘야 한다는 경영철학에서 비롯됐다.

6월에는 자체 청년 창업학교도 문을 연다. 창업 이후 그가 겪었던 실패와 성공의 이야기들을 들려줘 좀더 많은 청년들이 시행착오 없이 좋은 기업을 이끌 수 있도록 돕고 싶기 때문이다. 뚜렷한 사업 목적이 있어야 하고 중도 포기나 매각은 안 되며 죽을 때는 반드시 사회에 환원한다는 교칙을 지킬 자신이 있는 예비 창업자만 입학이 가능하다. 필요하다면 노 회장과 뜻을 같이 하는 기업가들이 함께 엔젤투자도 할 계획이다.

노 회장은 "1984년 창업 후 15년간은 힘들게 회사를 이끌었고 결국 위기의 순간이 왔다"며 "그때 돌이켜 보니 나의 경영철학에 맞지 않는 행동을 일삼고 있었고 결국 경영수칙을 다시 세우고 실천한 끝에 지금의 필룩스를 일궜다"고 회상했다.



당시 그가 옮긴 첫번째 실천은 해외 진출과 문화경영. 노 회장은 "조명업체에 가장 중요한 고객사는 건설사인데 우리가 술접대도 안 하고 뒷거래도 하지 않으니 미운털이 박혔다"며 "신념에 맞지 않는 영업을 하지 않으려다 보니 해외에 일찍 진출할 수 밖에 없었고 그러다 보니 더욱 혁신기술 개발에 매진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필룩스는 현재 8개의 해외법인을 운영 중으로 지난해 기준 해외 매출 비중이 전체의 68%에 달한다. 국내 건설 시장의 위축 속에서도 필룩스가 최근 3년간(2010~2012년) 연 평균 두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한 이유다.

국내에서는 그의 경영철학을 이해해주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문화접대'를 했다. 조명박물관을 짓고 고객사들을 초청해 제품 기술력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했다. 고객들에게는 어린이날 행사와 가을음악회 등 다채로운 문화행사로 보답했다. 남녀노소 기업 탐방을 원하는 모든 이들에게 필룩스의 문은 언제나 열려 있다.

직원들에게도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필룩스는 2008년부터 직무발명제도를 운영해 정기적으로 전 직원에게 특허를 출원ㆍ등록한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준다. 노 회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을 하다 보니 특허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깨달았고 직원들의 직무발명을 독려하기 위해 인센티브 제도도 마련했다"며 "창의력이 우수한 직원들에게 다음달부터 운영하는 청년창업스쿨 지원 기회를 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번도 가업승계를 고민해 본적이 없다. "필룩스 규모의 회사를 이끌어갈 정도의 재목이라면 회사를 물려받는 대신 스스로 창업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낫다"는 게 노 회장의 지론이다. 노 회장은 "이미 경영지원본부가 회사의 인사ㆍ총무ㆍ기획 등 주요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우리 회사에는 소수의 브레인 집단이 있어 이들이 앞으로 회사를 이끌게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필룩스 브레인 그룹에 속하는 직원들은 주도적으로 사업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직무발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 사람들이다. 노 회장은 "매달 최고의 식사와 최고의 문화생활 기회를 제공하며 필룩스의 브레인 집단으로 육성하고 있다"며 "이들에겐 정년제한도 두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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