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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가 태블릿PC용 폴리머 2차 전지 생산기지는 말레이시아에 집중시키고 국내에서는 전기자동차용 2차전지 생산을 전담하는 방향으로 생산라인을 전면 재배치할 계획이다. 이 같은 생산라인 재배치를 통해 지역별 차별화 전략을 구사해 2차 전지 시장에서 주도권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라고 삼성SDI는 설명했다.
이에 따라 삼성SDI는 말레이시아의 브라운관(CRT) 생산 2개 라인을 폐쇄하고 울산의 2차 전지 라인을 이전하는 대신 울산 공장에는 전기차용 2차 전지와 대용량 전력 저장장치(ESS) 위주로 생산라인을 건설할 방침인 것으로 7일 알려졌다.
또한 삼성SDI는 말레이시아 공장에 원형 제품 생산 라인 이전과 별개로 추가적으로 태블릿PC용 폴리머 2차 전지 등을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이 경우 삼성SDI의 말레이시아 공장은 소형 정보기술(IT) 제품용 2차 전지의 전초 기지로 부상하게 된다.
이처럼 삼성SDI가 말레이시아에 폴리머형 2차 전지 생산라인 신설을 추진하는 것은 태블릿PC의 내년 출하량이 올해 대비 64% 성장한 1억8,000만대로 추정될 정도로 태블릿PC 출하량이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내부 배터리인 폴리머형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삼성SDI의 한 관계자는 "노트북과 전동공구에 들어가는 원형과는 달리 태블릿PC에 장착되는 폴리머형 2차 전지의 시황은 눈에 띄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시황이 언제까지 좋을지, 신설라인을 언제 투자할지 등을 놓고 종합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천안과 울산에서 생산되는 폴리머형 2차 전지의 경우 삼성전자 등에 공급하고 말레이시아 공장에서 생산되는 폴리머형 2차 전지의 경우 베트남 삼성전자 휴대폰 공장과 인근의 글로벌 스마트폰 메이커에 공급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SDI의 내년 투자 금액도 사상 최고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의 경우 전체 3,500억원의 설비 투자를 집행했으며 이 가운데 2,500억원이 2차 전지 증설에 집중됐다. 내년의 경우 전체 투자 금액은 4,000억원을 웃도는 가운데 2차 전지 설비 투자규모만도 최소 3,0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전기차용 대형 2차 전지 투자는 전세계적인 경기 불황과 이에 따른 전기차 보급 확산 지연 등을 감안해 투자 금액을 소폭 줄일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SDI는 2차 전지에 대한 신설 투자와 기존 설비에 대한 보완 투자 등을 감안하면 매년 투자 금액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면서도 "폴리머 2차 전지에 대한 투자를 늦출 경우 자칫 점유율 하락 등 시장 내 주도권을 잃을 수 있어 내년 신설라인 투자는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일본의 2차 전지 시장조사기관 IIT에 따르면 올해 삼성SDI 점유율은 27.3%(1ㆍ4분기)에서 28%(2ㆍ4분기)로 증가했지만 파나소닉의 점유율은 19.9%(1ㆍ4분기)에서 19.6%(2ㆍ4분기)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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