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산물 통조림 시장에 4세대가 열리고 있다.
수산 통조림 캔은 1세대 꽁치, 2세대 골뱅이, 3세대 참치에 이어 올들어 4세대 연어캔 시장이 형성되면서 CJ제일제당을 필두로 동원F&B와 사조해표가 연어캔 시장을 놓고 삼파전을 벌인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CJ가 올 4월 연어캔 시장에 첫 진출한 것을 시작으로 다음달 동원에 이어 이르면 8월에 사조가 이 시장에 뛰어들기로 해 치열한 선점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사조해표 관계자는 "1980년대 참치캔의 등장 이후 지난 30년간 참치가 3세대 수산 통조림 시장을 장악해 왔다면 웰빙 및 고령화 시대를 맞아 연어캔 시장이 새로운 장을 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04~2005년 롯데햄과 동원F&B에서 연어 가공캔 제품을 잠시 출시한 적은 있지만 당시는 연어에 대한 소비자 친숙도가 낮았던데다 직수입 제품으로 맛과 품질 등 경쟁력이 떨어졌었다. 하지만 최근 외식에서 연어를 맛본 소비자들이 많아진데다 한국 소비자들의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연어가 과거에 비해 친숙한 음식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더욱이 연어는 웰빙 열풍 속에 성인병 예방에 좋은 오메가3의 효능에 힘입어 세계 10대 슈퍼푸드로 꼽히며 간편하게 먹는 연어에 대한 니즈가 생겨남에 따라 연어캔 보급에 적기를 맞았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전세계 연어캔 시장이 3,600억 달러 규모로 추산되는 가운데 국내 연어 시장은 훈제, 냉동, 생물 형태를 다 합쳐서 현재 1,200억원 규모다.
이에 따라 업체들은 샐러드나 샌드위치, 스테이크 등 다양한 형태로 즐길 수 있는 팔방미인 생선 연어를 캔으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신제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CJ제일제당은 4월 초 100% 자연산 연어를 사용해 풍부한 영양과 신선함을 그대로 담았다는 '알래스카 연어' 캔을 선보여 출시 2개월 만에 누적 매출 10억원을 달성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올해 대형마트 입점을 늘리는 한편 추석 등 명절 선물 세트를 구성하는 등 브랜드를 정착시키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올해 매출 100억원, 내년 3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원F&B는 다음달 동원 연어캔을 10년 만에 재출시하며 자존심 회복을 노린다. 참치와 비슷한 색상으로 만들어진 핑크 어종인 CJ제일제당의 제품과 달리 동원 연어 제품은 칠레산 코호어종으로 연어회나 훈제의 전통적인 붉은색을 갖고 있어 육안으로도 참치캔과 구별된다. 동원F&B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일반적인 연어 육질에 익숙하기 때문에 대형마트 시식행사 위주로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사조해표도 오는 8월께 러시아 등에서 잡은 연어캔을 선보이고 참치캔에서 연어캔으로 라인업을 강화한다. 김밥용 재료, 스테이크 등 다양한 레시피를 개발해 연어캔 시장을 키우겠다는 야심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참치 시장 규모가 4,000억원 정도임을 감안하면 대표적인 건강ㆍ웰빙식품인 연어가 참치캔 시장을 잠식하면서 신규 수요까지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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