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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사상 초유의 대혼전/15대대선 개표

◎밤새 오차범위내 엎치락 뒤치락21세기의 대통령을 뽑는 선거답게 15대 대통령선거는 세기의 드라마였다. 18일 하오 7시께부터 개시된 개표는 10시께 까지 이회창 후보가 김대중 후보에 5% 내외로 박빙의 선두를 유지하다가 10시를 넘기면서 0.5% 내외의 표차로 매순간 엎치락 뒤치락해 온 국민을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게 했다. 각 가정에서는 TV앞에 모여앉아 자신이 지지한 후보를 응원해가며 전국 3백3개 개표소에서 시시각각 전해지는 개표상황을 손에 땀을 쥐고 지켜봤다. 서울역과 강남고속버스터미널 등에서도 밤늦게까지 대합실에 설치된 대형TV앞에 승객들이 걸음을 멈춘 채 후보들의 지지율에 따라 일희일비했다. 개표초반에는 대구·경북지역의 투표함이 열리면서 이회창 후보가 김대중 후보를 10%대 차로 앞서나갔다. 그러나 개표율 10%대를 넘기면서 빠른 속도로 격차가 줄어들어 9시께는 1% 내외의 차이로 좁혀져 숨막히는 드라마가 시작됐다. 특히 9시30분이 넘어 서울·수도권 지역개표결과가 김대중 후보의 우세로 나타나면서 한때 김후보가 이후보를 앞지르기도 했다. 이후 두 후보는 0.1∼0.3%차로 혼전을 거듭했다. 밤 10시20분이 넘으면서는 김대중 후보가 이회창 후보를 앞지르기 시작했으며 11시께에는 표차를 10만표 이상으로 벌렸다. 두 후보가 이처럼 예측불가의 혼전에 접어든 것은 당초 이회창 후보가 부산·경남에서 압승을 거두리라는 예상이 빗나갔기 때문이다. 이회창 후보는 대구·경북지역에서는 70%에 육박하는 압승을 거뒀고 부산·경남지역에서도 반타작 수준의 득표를 했으나 이인제 후보의 선전으로 예상득표율에 미치지 못했다. 반면 김대중 후보의 경우 예상대로 호남지역에서 90%가 넘는 압도적인 지지를 얻은데다 충청지방에서도 선전을 거듭했다. DJP의 위력을 실감케했다. 결과적으로 영남 및 강원지역에서의 이회창 후보의 우세가 김후보의 호남권 우세와 상쇄되면서 승패는 서울에서 결정되는 양상이었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등 13개동 70개 투표소의 개표가 이뤄진 경기고 체육관에서 개표작업에 참여한 구동현씨(28·은행원)는 『선두경쟁이 너무 치열해 큰 부담을 느낀다』고 말했다. 공명선거 실천시민운동협의회 김기현 사무차장은 『지역별 편차가 너무 커 우려스럽다』며 『새대통령의 가장 큰 과제는 지역주의를 극복하는 일이 돼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이학인·정두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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