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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태국 방콕의 대형할인마트 테스코-로터스 매장. TV, 휴대폰 등 인기 전자제품들 사이에 당당히 한 코너를 차지하고 있는 가정용 노래반주기들이 눈에 띈다. TJ미디어, AJ, 소켄(Soken) 등 제품마다 브랜드는 다르지만, 모두 한국의 TJ미디어에서 수출한 제품들이다. 현지 가전브랜드인 AJ는 패키지에 아예 한옥과 한복을 그려 넣어 이 제품이 '한국산(made in korea)'이라는 걸 강조하고 있다.
TJ미디어의 가정용 노래반주기가 새해를 맞은 태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최고의 선물로 떠올랐다. 음악을 즐기는 태국 국민들의 성향과 '더스타', '더보이스'등 오디션 프로그램의 인기가 맞물리며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
노래반주기 한대당 가격은 9,900바트(약 35만원)에서 1만5,000바트(약 53만원) 수준. 태국 근로자의 대졸 초임이 월 1만8,000바트(약 63만원)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상당히 고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과급의 계절인 12월~1월이 돌아오면 "물건이 없어서 못 팔 정도"라는 게 장용운 TJ미디어 태국법인장의 설명이다. 얼마 전부터는 태국 홈쇼핑을 통해서도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지난 2007년 TJ미디어가 진출하기 전 태국 노래반주기 시장 규모는 사실상 제로(0)였다. 하지만 공격적 마케팅으로 꾸준히 파이를 키워 어느새 시장이 연간 100억원 규모로 성장시켰다. TJ미디어는 자체브랜드와 제조자개발생산(ODM)방식 제품공급을 통해 태국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덕분에 지난 2011년 태국 매출은 103억원을 기록했으며 지난해에는 사업효율을 높여 태국법인 개설이래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승승장구의 비결은 하드웨어와 콘텐츠라는 '두마리 토끼'를 함께 잡은 것이다. TJ미디어는 국내 시장에서 검증된 기기와 솔루션에 더해 태국 현지 음원업체와 정식 계약을 통해 빠르게 연주곡과 뮤직비디오 등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다. 한때 불법콘텐츠를 담은 저가의 경쟁제품이 나타나기도 했지만, 신곡을 업데이트할 수 없어 기기가 무용지물이 돼 버린다는 불편함 탓에 이내 소비자들이 외면해버렸다.
장 법인장은 "현재 태국내 12개 음원업체와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며 "그 중 태국 음원의 60%를 보유한 그래미는 오직 TJ미디어에만 정식 콘텐츠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종합 미디어그룹 그래미도 TJ미디어와 전략적 협력관계에 대해 큰 만족감을 표했다. 그래미는 엔터테인먼트회사, TV 및 라디오방송 등을 보유한 태국의 'CJ미디어' 격인 회사로 음원 저작권 관리와 노래반주기 저변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용삭 그래미 사장은 "TJ미디어가 정식으로 저작권을 취득해 질 좋은 콘텐츠를 공급하고 편리하게 신곡을 넣을 수 있는 방식을 제안해 함께 시장을 키우고 있다"며 "기기 판매량은 매년 15~20%, 신곡 콘텐츠 판매는 30~40%씩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태국 시장을 바탕으로 TJ미디어는 새해 글로벌 넘버원(No.1) 노래반주기 업체가 되기 위해 더욱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지난해 미국과 베트남에 각각 법인과 지사의 문을 열며 시장 공략을 가속화 한데 이어 올해는 인도네시아 시장에 노크할 준비를 마쳤다. TJ미디어 관계자는 "필리핀, 태국 시장에 진출해 성공을 거둔 노하우를 확보한 만큼 뒤이어 진출하는 국가에서는 더욱 빠르게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며 "노래를 통해 전세계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시름을 잊게 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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