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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을 즐겁게] (차례상ㆍ설빔) 차례상 차리기
입력2004-01-19 00:00:00
수정
2004.01.19 00:00:00
전용호 기자
설에 차례상을 차리는 방법은 지역에 따라 다르다. 지방이나 가문에 따라 다르게 놓기 때문이다. 하지만 차례상을 차리는 방법은 기본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 조상을 모시는 것은 무엇보다 정성스러운 마음이 필요한 만큼 형편에 따른 적당한 음식을 준비하고 상차림의 원칙을 지키면서 차려야 한다. 그럼 차근차근 차례상 차리는 방법을 알아보자.우선 북쪽에 놓인 신위(神位)를 중심으로 오른쪽을 동쪽, 왼쪽을 서쪽으로 한다.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편한 방향으로 한다. 원래 4대조까지 모시게 되어 있지만 2대조만 모셔도 괜찮다. 또 제수 마련은 기본적으로 필요한 음식에 조상이 좋아했던 음식을 따로 준비하면 된다. `제수용품은 흥정도 하지 말라`는 말이 있듯 좋은 물건만을 올리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원칙이다.
먼저 설날 차례상에는 밥 대신 떡국을 올린다. 떡국에 넣는 떡은 새해에 떠오르는 해를 상징하므로 비스듬하게 쓸지 말고 동그랗게 자르고 그릇은 신위 수만큼 올린다.
제주를 향한 제일 첫 줄에는 각종 과실과 조과(造果)를 올린다. 둘째 줄에는 나물을, 셋째 줄에는 탕을, 넷째 줄에는 불에 굽거나 찐 음식인 적(炙)과 기름에 튀기거나 부친 전(煎)을 놓는다. 다섯째 줄에는 떡국과 잔을 놓는다.
탕은 서쪽부터 육탕, 소탕(素湯), 어탕을 놓는 게 원칙이나 3가지를 합쳐서 하나라 만들어도 상관없다. 차례상에 올리는 과일은 반드시 홀수단위로 올리는데 홍동백서, 즉 붉거나 젖은 것은 동쪽에 빛깔이 희거나 젖은 것은 서쪽에 둔다. 기제에는 술을 세번 올리지만 차례는 술을 한번 올린다.
생선은 조기 이외의 다른 생선을 써도 되지만 `치`자가 들어가거나 비늘이 없는 생선은 쓰지 않는다. 생선 머리는 동쪽을, 꼬리는 서쪽을 향하도록 둔다. 포는 어포 또는 육포를 쓰는데 어포를 쓸 때에는 배가 아래로 등이 위로 가도록 한다.
조상의 신위를 놓을 때에는 반드시 차례상보다 조금 거리를 띄워 작은 상 또는 책을 쌓아 약간 높은 곳에 모시도록 한다. 해 뜨고 난 뒤 지내는 차례상에는 초를 올리지 않는다. 남녀자손이 한꺼번에 차례를 지낼 때에는 남자는 동쪽, 여자는 서쪽에 서도록 하고 남자는 두루마기를 갖추되 여자는 두루마기를 벗는다.
절을 할 때에는 제사와 반대로 남자는 왼손, 여자는 오른손이 위로 가며 남녀 각각 재배, 4배를 올린다.
<전용호기자 chamgi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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