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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2차 감원태풍 분다
입력1998-12-27 00:00:00
수정
1998.12.27 00:00:00
은행들의 2차 감원태풍은 합병은행과 외국계 인수은행 위주로 진행될 전망이다. 특히 고참 부서장급에 집중적으로 감원 바람이 몰아치면서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몰고올 것으로 예상된다.최근 일부 은행에서는 합병에 불만을 품은 직원들의 자발적 퇴직이 줄을 잇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각 은행 실무 책임자들이 감원을 앞두고 보신(保身)에만 급급하고 있어 대출업무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며 『시중에 돈이 돌게 하려면 이들에 대한 조치부터 하루속히 단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합병은행의 경우 지점장급중 상당수가 바뀔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빛과 조흥은행 등은 각 부문별 전문가를 대거 채용하는 한편 주요 직책에는 계약직 연봉제를 적용한다는 방침이어서 능력을 인정받지 못한 간부급 이상 직원들의 대거 퇴출이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1차감원때와는 달리 퇴출대상을 골라내기가 매우 어려워 은행마다 적지 않은 진통을 겪을 전망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자진해서 나갈 사람과 평소 문제인물은 이미 다 나간 상황이라 이젠 생살을 도려내야 하는 처지』라고 지적했다. 제일·서울은행의 경우, 외국계 은행이 인수의 전제조건으로 최대 40%까지 감원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직원들의 집단반발 등 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합병은행
한빛은행(한일_상업)= 내년중 전체 직원의 10%를 감원키로 노조측과 최근 합의하고 금융감독위원회에 보고했다. 이에따라 1만1,718명에 이르는 직원 가운데 1,200여명이 자리를 잃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76개의 점포를 폐쇄했으며 내년에도 100개의 점포를 줄이기로 했다. 한빛은 3급이상 부서장급 가운데서도 절반 가량을 물갈이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국민_장은= 11월말 현재 두 은행의 총 직원수는 1만4,127명. 이중 12~13%의 인원은 합병은행 출범을 보지 못하고 은행을 떠날 예정이다. 두 은행이 지난 18일부터 명예퇴직을 접수한 결과 국민은행은 1,3110명 가운데 1,700명 가량이 퇴직신청을 낸 것으로 나타났으며, 장은은 1,017명 가운데 젊은 행원을 중심으로 230여명이 접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조흥_강원_현대종금= 세 금융기관의 현재 총 인원수는 6,648명. 만일 직원수 700명인 충북은행이 합병에 합류한다면 7,348명으로 늘어난다. 금감위는 조흥에 『1~3급 직원 581명중 상당수를 정리해야 한다』는 방침을 통보했다. 현재 70명인 1급 가운데 절반, 2급과 3급은 각각 40%와 10% 이상이 정리될 수밖에 없다는 게 금융가의 관측이다. 직원 690명인 강원은행은 일단 현대종금과 합병 한 뒤 조흥은행과 합치는 과정에서 금감위의 감원 지침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 관계자는 『민창기(閔昌基)행장이 감원 문제를 놓고 금감위와 협의중』이라고 전했다. 경영상황이 상대적으로 좋은 현대종금은 감원명분은 없지만 일부 직원들이 합병은행을 거부, 퇴직을 불사하고 있다.
조흥은행과 강원은행은 지난 10월, 97년말 대비 각각 36%와 38%의 인원을 줄여, 지금 상태로도 간신히 은행조직을 유지하고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한 관계자는 『간신히 「살았구나」면서 물에서 나왔는데 악어가 입을 벌리고 있는 격』이라고 하소연했다.
◇해외매각은행(제일·서울)= 인수의향을 가진 외국은행들이 30~40% 가량의 대규모 감원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외국은행의 경우 『직원 1인당 수신고가 50억원 이상은 돼야 채산성을 맞출 수 있다』면서 『인수 전에 적정수준의 감원을 단행해달라』는 입장을 금감위와 해당은행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 은행의 1인당 수신고는 현재 30억원을 조금 넘는 수준. 따라서 외국 인수은행의 요구를 수용한다면 대규모 감원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제일은행 고위관계자는 『외국은행이 국내 리테일 마켓을 염두에 두고 감원을 주장하고 있으나 갑자기 인원을 대폭 줄여 경영체제를 흔들어 놓으면 오히려 경영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은행은 각각 지난해 8,000여명이 넘던 직원을 현재 4,800명으로 줄여놓은 상황이다.
◇기타 은행= 외환은행은 그동안 명예퇴직을 실시했으나 차장급 직원들의 신청이 저조해 인력구조가 잘못됐다는 판단에 따라 추가 감원을 추진하고 있다. 산업은행도 150명 가량을 줄이기로 하고 현재 명예퇴직을 접수중이다. 수출입은행은 명예퇴직 시행을 위해 노조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밖의 시중은행들도 새로 도입되는 연봉제를 통해 실적이 부진한 직원들을 정리한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한상복·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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