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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2개지주사 체제 개편추진] 국내 금융산업 판도 확 바뀔듯

삼성그룹의 금융지주회사는 당장 국내금융산업의 판도를 뒤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금융산업 전반에 걸쳐 금융구조조정의 핵으로 부상하고, 시장에 의한 구조조정과 국내 토종자본에 의한 거대금융회사 매각이라는 효과도 뒤따를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금융지주회사가 민영화 예정인 우리금융을 인수할 경우 국민은행 중심의 은행구도는 삼성 대(對) 국민은행의 구도로 급격히 재편된다. 특히 외국자본에 맞서는 국내토종자본으로 핵심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넘어야될 고비도 적잖다. 현행 금융지주회사 요건이 워낙 까다로워 요건충족이 어려운데다 이건희 회장 일가에 대한 차단장치를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도 변수다. 삼성에게만 몰아준다는 다른 재벌들의 반발과 국민정서를 어떻게 극복하느냐도 과제다. ◇실현되면 시티뱅크급 매머드 금융기관 탄생=현재 삼성그룹이 거느리고 있는 금융회사는 삼성벤처투자, 삼성선물, 삼성증권, 삼성카드, 삼성캐피탈, 삼성투자신탁운용, 삼성생명보험, 삼성화재보험, 생보부동산신탁 등 총 9개사. 또 비금융 계열사는 삼성전자 등 총55개사에 이르고 있다. 삼성의 금융지주회사 계획은 이들 64개 계열회사 가운데 금융회사를 분리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삼성생명이 축이다. 나머지 계열사는 일단 현행구조를 유지한 뒤 중장기적으로 삼성전자를 축으로 일반지주회사로 재편하겠다는 이원화전략이다. 현재 LG지주회사와 정반대로 금융지주회사를 먼저 출범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삼성이 지주회사로 전환해 산업자본을 따로 떼어내고 금융전업그룹으로 바뀔 경우 지원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한투와 대투, 대우증권은 물론 우리은행까지 인수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겠다는 구상이다. 정부 당국자는 “금융전업그룹의 경우 은행소유지분제한(10%, 의결권제한은 4%)이 없기 때문에 삼성이 우리은행을 인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의 시티뱅크에 버금가는 은행이 국내에 탄생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누적 현안 일시 해소 기대=삼성이 금융전업그룹으로 변신하면 국내금융시장을 눌러왔던 각종 현안들이 한꺼번에 숨통을 틔우는 효과도 기대된다. 매물로 나온 은행이나 증권 및 투신증권사 민영화에 대한 국내자본 참여는 물론 보험산업 육성, 선도금융기관 확보 등 우리 금융시장이 안고 온 숙원과제가 모두 풀리는 것이다. 정부가 작년 12월 발표한 동북아금융허브추진전략에서 2012년 한국금융시장의 모습으로 제시한 `상업은행, 생명보험 등 분야에서 지역챔피언 등장`의 청사진도 삼성금융지주회사의 출현으로 구체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자동차 채권단에게 맡긴 삼성생명 주식 350만주의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삼성차 채권단은 지난 99년 삼성차 부채 2조4,500억원을 탕감하는 대신 이건희 회장이 갖고 있던 삼성생명 개인지분 350만주를 주당 70만원으로 계산해 보관하고 있다. 삼성생명이 지주회사로 재편될 경우 국내 주요 은행들이 삼성생명 주주로 참여해 모든 금융자산을 삼성지주회사로 몰아준다는 부정적인 인식도 해소할 수 있다. ◇안정적인 지분확보ㆍ국민정서해결 등이 과제=정부 당국자는 “현재도 삼성 내에서 금융계열사들은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독립경영형태로 운영돼 와서 금융지주회사 전환과정이 힘든 상황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삼성그룹도 참여정부 출범 후 현행 재벌체제의 대안으로 지주회사를 제시한 후 지주회사 전환을 심도있게 준비해왔다는 점에서 금융지주회사 출범이 순조롭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그룹이 금융지주회사를 시도하고 있다는 징후는 그동안 수차례 감지돼 왔다. 예컨대 삼성카드와 삼성캐피탈의 합병추진, 우리금융지주회사의 지분 3%인수 등이 대표적인 예다. 그만큼 삼성이 차분하게 금융지주회사체제를 준비해왔다는 증거다. 이미 우리, 신한, 동원 등 3개의 금융지주회사가 활동하고 있는 것도 우호적이다. 하지만 삼성그룹이 어떤 묘수로 안정적인 금융지주회사 지분을 확보해낼지, 금융지주회사를 통해 금융부문에서 세력을 확장하는데 따른 국민정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도 관심사다. <정승량기자 s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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