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8일 올림픽홀에서 막이 오르는 뮤지컬 쇼 ‘러브스토리-일곱 가지 사랑이야기’의 연출을 맡은 이종오 감독(42ㆍ사진)은 라이선스 작품을 연출할 때 보다 곱절은 힘들지만 “우리의 것을 만든다”는 들뜬 마음으로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 97년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의 무대감독으로 공연계에 발을 들이기 시작한 이 감독은 “해외 공연을 우리 무대에 올릴 때 감독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잘 베끼는 것이었다. 그러다 보니 마음이 더욱 공허해질 수 밖에 없다”며 “지금은 제작진들과 이야기하면서 교감을 이루고 그러면서 창작의 분위기가 무르익으니까 서로가 더욱 열정적이 된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재미와 감동을 강조한다. 뮤지컬에 극중극 형식으로 쇼를 볼 수 있도록 한 것도 재미를 더하기 위해서다. “라스베가스 쇼는 화려하지만 감동적이지가 않고, 줄거리가 있는 정극뮤지컬은 자칫 지루하기 쉽다. 뮤지컬 쇼는 감동적인 줄거리를 따라가면서도 쇼를 즐길 수 있어 재미있으면서도 화려한 볼거리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다양한 각도에서 감상할 수 있는 색다른 체험이 될 것이다.” 이 감독은 특별히 이번작품에서 대본작업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관객들에게 사랑의 감동을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다. “사랑하면 고리타분한 주제라고 할 수 있지만 사랑만큼 감동적인 이야기는 없다. 제각기 다른 상황에 맞는 대사 한마디가 관객들의 심금을 울린다. 쉽지만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대사로 세대를 아우르는 사랑이야기를 만들겠다.” 뮤지컬 시장의 규모가 커지고 있는 것도 창작 뮤지컬의 필요성과 가능성을 더 높이는 배경이 되고 있다. “아직 시나리오, 음악 등 소프트웨어가 브로드웨이보다 약한 면으로 지적되고 있지만 10년 전에 비하면 눈부신 발전을 해 왔다. 특히 배우들의 기량은 어느 나라에 내 놔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80년대 영화계가 그랬듯이 이제 공연계에도 누군가가 창작의 발판을 만들어 한국 뮤지컬계의 역량을 보여줘야 한다.” 그의 메시지는 결국 ‘사랑’이다. “무대에서 펼쳐지는 각양각색의 사랑은 과거도 미래도 아닌 오늘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다. 발랄한 젊은이들의 사랑이야기를 보면서 중장년층은 자식세대를 이해할 수 있고, 황혼의 사랑을 보면서 젊은이들은 부모들을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세상의 모든 일들은 사랑의 적고 많음에서 비롯된다. 사랑하는 데 더 배우고 덜 배운 것은 문제가 아니다. 사랑은 단순한 추억거리가 아니라 우리 인생 끝까지 같이 가야 할 것이다.” 한달 정도 연습기간을 남겨둔 그는 ‘이종오 사단’이라고 불릴 만큼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는 제작진과의 찰떡궁합으로 작품의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다. 그는 “작가ㆍ안무ㆍ의상디자이너 등 97년부터 함께 일 해온 선후배들이다. 표정만 봐도 원하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라며 “제작진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아우르고 잘 정리해 관객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작품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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