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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해외상장 차질] 대규모 중장기사업 잇단 제동
입력2003-03-09 00:00:00
수정
2003.03.09 00:00:00
최형욱 기자
삼성ㆍLG전자 등 국내 대기업들이 글로벌 경영 차원에서 야심차게 추진한 해외 상장 일정을 늦추거나 아예 철회하고 있는 것은 전세계적인 증시 침체가 예상외로 길어지고 있는 데다 이 같은 흐름이 언제 반전될 지 지극히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해외 기업공개(IPO) 계획이 수포로 돌아감에 따라 자금 조달 비용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신규투자 등 중장기 사업 추진에도 큰 차질이 예상된다.
◇증시 침체로 계획 수정 잇달아=현재 미국 IPO 시장은 10년래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리는 등 `바닥`을 모른 채 추락하고 있다. 여타 세계시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삼성SDI가 상장을 추진 중인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 주식시장의 경우 최근 10% 가까이 하락했다.
특히 중국은 과도한 투자 `거품`이 꺼지면서 지난해말 차이나 텔레콤이 홍콩ㆍ뉴욕 증시에 동시 상장 계획을 연기한 데 이어 차이나 넷컴ㆍ중국 우체국ㆍ철도 등 다른 국유기업들도 증시 상장을 거의 포기한 상태다.
중국에 상장을 준비 중인 모 기업의 임원은 “증시가 안정돼야 공모도 활성화 될 수 있고, 공모 이후 기업가치도 제대로 평가 받을 수 있다”며 “현 상황에서는 공모가 성공해도 효과가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IPO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증시가 살아나야 하나 현 상황을 고려하면 언제 IPO를 추진할 지 확답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도 “중국 등 당국의 허가나 합작 파트너의 동의 등 법률적인 문제는 거의 해결됐다”면서도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지켜 보고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중장기 사업 차질 불가피=이처럼 해외 상장이 연기됨에 따라
▲현지 직접 금융을 통한 이자비용 절감
▲기업 이미지 향상
▲해외 마케팅 강화 등의 효과를 거두려던 이들 기업들의 계획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특히 대규모 투자를 준비 중인 기업의 경우 사업 추진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LG필립스LCD는 파주 지역에 6ㆍ7세대 라인 건설을 위해 10억 달러의 신주를 발행, 이 중 상당액을 시설 투자에 돌릴 방침이었으나 증시 침체가 지속될 경우 계획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 관계자는 “삼성전자ㆍ타이완 등 경쟁 업체의 LCD 5세대 라인 증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데다 증시 상황이 나빠 기업공개는 빨라야 내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타이어도 지속적인 대규모 설비투자를 위해 내년쯤 중국 법인을 현지 상장, 자금을 조달할 방침이나 예정대로 추진할 지 미지수다.
<최형욱기자 choihu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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