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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채권시장에도 냉기류

미국 채권시장이 심상치 않다. 미 은행들이 앞다투어 대출 회수에 나서고 신규 대출을 축소, 채권시장마저 얼어붙고 있다. 기업의 주 자금조달원인 채권시장이 공동화, 실물경제에까지 파급 효과가 미치면서 미국 경제가 본격적인 후퇴국면으로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일고있다. 먼저 국제 단기자본, 특히 헤지 펀드가 선진 채권은행들의 대출회수 압박에 시달리면서 상환자금을 마련키 위해 그동안 닥치는대로 매입해왔던 채권을 대거 매각하고 있는 것이 채권시장 공동화의 도화선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하고 있다. 이들 국제 단기자본들은 미 경기가 사상 유례없는 호황을 구가했던 지난 8년동안 일본에서 초저금리(0.5%)로 막대한 돈을 빌려 금리가 5~6%인 미 금융시장, 특히 채권시장에 투자해왔다. 그러나 헤지 펀드 롱텀 캐피털 매니지먼트가 파산 위기에 처하고 엔화가 급반등하는 등 국제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사정은 달라졌다. 엔화로 돈을 빌릴 때 자신들이 갖고있는 달러 자산을 담보로 잡혔고 달러 가치가 급락하면서 채권은행들의 대출회수 압박이 이어지자 미 채권을 대량 매각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다 개도국 위기가 미국의 앞마당인 중남미까지 번지면서 금융시장이 극도로 얼어붙고 있는 상황이다. 중남미에 엄청난 대출이 물려있는 미 은행들이 몸사리기에 나서면서 기업들의 자금사정이 악화하고 있는 터에 채권시장마저 얼어붙어 미 기업들의 숨통을 막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15일 급작스레 금리인하를 단행한 것도 예상보다 빠르게 채권시장이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월가의 견해다. 금리인하에도 불구,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는 30년만기 미 재무채권 가격은 다음날 1000달러당 2.5달러나 떨어졌다. ★그림 참조 일반 채권유통시장에선 매도·매수 가격차이(스프레드)가 갈수로 커지면서 아예 거래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매입한 채권을 팔지 못하고 마냥 갖고있어야 한다는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처럼 채권시장의 유동성 위기는 기업 자금사정을 악화시키고 이는 기업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투자자 입장에선 기업 수익성이 악화할 것으로 예측, 다시 채권 매입을 꺼려 채권시장이 더욱 얼어붙는 악순환이 되풀이 될우려마저 없지않다. 월가 주요 투자은행들은 최근 신흥시장 채권, 정크본드는 물론 건전한 투자등급 채권 중개 규모까지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고 말한다. 이같은 채권시장 위축으로 미 연준리의 추가 금리인하 행보가 예상보다 더욱 빨라질 수 밖에 없을 것이란 게 월가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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