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을 비롯한 전세계 다국적기업들과 해외진출 업체들이 선진국 및 주요 개발도상국들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세금폭탄을 맞게 생겼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다국적기업의 과도한 조세회피를 차단하는 이행계획을 채택해 오는 7월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 보고하기로 하면서다. 이행계획에는 다국적기업들이 지능적으로 세금을 피하는 것을 막기 위해 고정사업장 판정기준이나 무형자산 등에 대한 이전가격세제 기준 등을 강화하는 내용이 들어간다. G20에서 액션플랜이 채택될 경우 다국적기업의 세금부담은 OECD 회원국 이외에 중국ㆍ인도, 러시아ㆍ브라질 등 주요 신흥경제국에서도 크게 늘어 날 것으로 전망된다.
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OECD 산하 재정위원회(CFA)는 지난달 하순께 이사회를 열어 15개 조항으로 구성된 '다국적기업의 세원잠식 및 소득이전 방지를 위한 액션플랜'을 채택했다. CFA는 6월 중 전체회의를 개최해 액션플랜을 정식으로 의결한 뒤 2015~2016년 주요 액션플랜의 세부안을 마련해 OECD 조세조약 모델에 반영하기로 했다. CFA는 이번 액션플랜을 다음달 G20 재무장관회의에 보고하는데 재무장관들이 이를 수용하면 9월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 의제로 상정된다.
액션플랜 15개 조항에는 ▦고정사업장(PE) 판정기준 강화 ▦무형자산 등에 대한 이전가격세제 기준 강화 등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외에서 영업 등을 하는 기업에 대해 현지 국가가 세금을 매길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가 고정사업장인데 판단기준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구글 등 다국적 정보기술(IT) 기업이나 론스타 같은 글로벌펀드 등은 막대한 이윤을 내면서도 기존 고정사업장 판정기준을 지능적으로 피하는 방식으로 현지에서 세금을 회피해왔다. 브랜드 로열티, 특허권 등의 무형자산은 일반시세 등을 파악하기 어려워 이전가격세제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던 이전가격세제 기준도 강화해 세금회피을 막을 방침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조세피난처 등을 이용해 고정사업장의 판정기준을 교묘히 이용하는 식으로 세금을 회피해온 다국적기업들이 이번 액션플랜의 주된 타깃"이라며 "우리나라에서도 삼성 같은 글로벌 대기업들이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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