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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력 강화, 스텔스 무인 공격기가 해답

F-35나 F-22의 보조전력이지만 향후 공중전 성패 좌우할 핵심 요소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한국 차세대 전투기 개발(KFX) 사업을 둘러싼 논란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그만큼 국산 전투기 개발에 대한 염원이 크다는 반증이다. 하지만 이 같은 염원에는 개발예산 및 공군예산에 대한 현실적 판단이 배제돼 있다. KFX 사업을 시작하게 되면 20기 이상의 F-22 랩터를 도입할 비용이나 다른 사업을 추진할 예산을 쏟아 부어야 한다는 점을 간과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F-22 도입만이 완전한 해법은 아니다. 미국의 수출용 F-22는 어느 정도 성능의 다운그레이드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스텔스 무인 공격기의 국내 개발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스텔스 무인 공격기 도입 필요성 한국 공군의 전력 공백을 메워주고, 비용 대비 효과를 감안하면 차세대 전투기 가운데 F-35 도입이 가장 현실적이라는 주장이 많다. 최근 들어 F-35의 가격이 오르는 것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많지만 전투기 개발사업의 예산이 늘어나는 것은 항용 있는 일이다. 실제 미국 전투기 개발 역사상 계획된 기간과 예산범위 내에서 사업을 종료한 것은 A-10 지상 공격기 등 2개 기종 밖에 없을 정도다. F-35가 보유한 능력은 유로파이터 타이푼이나 라팔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한국 공군은 북한, 중국은 물론 일본과의 영토분쟁도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이보다 훨씬 성능이 우수한 F-22도 확보해야 한다. 현재 F-22는 F-35에 비해 절대적 우위를 갖고 있다. 문제는 F-22 수출금지법이 해지된다고 하더라도 어느 정도 인위적인 성능하락, 즉 다운그레이드가 확실하다. 이에 따라 이를 보완하기 위한 스텔스 무인 공격기의 국내 개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일부에서는 스텔스 유인 전투기도 개발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스텔스 무인 공격기 개발이 가능한지 의문을 제기한다. 하지만 항공 공학을 전공한 사람들은 무인 공격기 개발이 유인 전투기 개발보다 기술적이나 예산적인 측면에서 훨씬 쉽다는 것을 안다. 무인 공격기는 유인 전투기만큼의 기동력이나 속도가 요구되지 않기 때문에 엔진의 경우 마하 0.8의 속도를 낼 수 있을 정도면 충분하고, 스텔스에 유리한 가오리 형태 역시 유인 전투기보다는 무인 공격기가 취하기 쉽다. 레이더 탐지 면적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엔진 흡입구의 경우에서도 무인 공격기가 유리하다. 유인 전투기의 경우 고난이도의 기동을 위해서는 엔진 흡입구를 정면에 위치시켜야 한다. 그래야 안정적으로 다량의 공기를 공급받을 수 있다. 하지만 무인 공격기는 고난이도 기동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엔진 흡입구를 기체의 상부에 위치시켜 지상 레이더의 탐지를 최소화할 수 있다. 더욱이 수직 꼬리날개를 V자 형태로 변형시키거나 미국·유럽의 무인 공격기처럼 아예 수직 꼬리날개를 없애 측면에서도 스텔스 성능을 유지시킬 수 있다. 또한 무인 공격기는 공대공 전투를 위한 화력 제어 레이더를 탑재하지 않아 비용 및 기술적 난이도를 현저하게 줄일 수 있으며, 조종사가 탑승하지 않음으로 인해 전술정보화면·헬멧조준시스템·조종사사출좌석·산소공급장치 같은 장치가 불필요하다. 이 같은 장비 절감, 중량 감소, 개발기간 단축은 곧장 개발비용 감소로 이어진다. 인공지능 설계 충분 많은 군사 마니아들은 국내의 인공지능 기술력을 논하며 스텔스 무인 공격기 개발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무인 공격기가 터미네이터 로봇 수준의 인공지능을 가질 필요는 없으며, 현재 우리나라가 보유하고 있는 기술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최근 충남대학교 무인항공기 연구팀 ‘에어 게이트(Air-Gate)’가 제작한 무인 항공기가 450km에 달하는 독도 왕복 비행에 성공했다. 그 것도 자동항법장치로 운항하며 독도 상공을 선회, 3분간 독도 동영상을 촬영했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군단 급에서는 제한적 성능이기는 하지만 무인 정찰기를 운용하고 있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무인 공격기는 미국의 X-47처럼 대륙을 횡단하며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필요가 없다. 미리 입력된 경로를 통해 공격을 감행하며, 도중에 만나는 위협을 회피하는 정도의 인공지능이면 충분하다. 우리나라는 이미 순항미사일을 성공적으로 개발한 경험이 있다. 순항미사일과 무인 공격기는 많은 유사성을 지닌다. 다만 무인 공격기는 미사일이나 폭탄을 투하하고 돌아온다는 점에서 다를 뿐이다. 지하 벙커를 파괴할 정도의 1,000kg 폭탄 2발을 기체 내부에 장착하고 2개의 목표지역에 대한 공격을 감행할 정도의 인공지능은 우리나라의 기술력으로 가능하다. 이와 관련, 일부에서는 무인 공격기의 개발은 가능하다면서 왜 KFX 사업은 안 되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문제는 무인 공격기의 경우 우리나라가 이미 보유하고 있는 기술이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우리나라가 보유한 군 인공위성 망이나 지상기지로부터의 전파 망은 싱가포르까지 반경에 넣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제한적인 임무 변경 등 작전 유연성도 크다. 보이지 않는 장벽 현재 영국은 미티어 중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의 양산을 앞두고 있다. 이 미사일 사업을 시작했을 때 미국은 암람-C(AIM-120C) 미사일을 전력화하지 않았으면서도 영국에게 암람-D 공대공 미사일 개발을 제안했다. 당시 미 공군과 항공업계는 F-22 사업을 최대한 보호하기 위해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개발을 추진하지 않았다. 암람-D가 있다면 F-15C나 F-35만으로도 러시아 전투기를 충분히 견제할 수 있음에도 F-22 개발의 당위성을 확보하기 위해 암람-D 사업을 밀어붙이지 않은 것이다. 이처럼 정치적 이유가 무기개발 사업을 결정하는 예는 여러 곳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이 같은 점에 대해 한국 공군과 국방과학연구소는 자신들의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방기술을 잘 알지 못하는 행정부 최고위층이나 국회의원들 선도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 공군은 전력 공백을 눈앞에 두고 있어 스텔스 무인 공격기에 눈을 돌릴 처지가 못 된다. 현재 조종사의 목숨을 담보로 운용하고 있는 노후 기종 전투기가 퇴역하고 나면 운용 가능한 기체가 전무한 상태다. 또한 현행 제도에서는 공군 인력의 진급 기회가 제한돼 있다. 진급이 불가능하게 되면 공군 조종사들은 항공사로 눈길을 돌릴 수밖에 없다. 안 그래도 유능한 인재들이 항공사로 이탈하는 와중에 진급 기회 제한에 따른 사기저하까지 겹치면 전력 공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공군은 유인 전투기 숫자를 충분히 확보, 진급 기회를 유지해 주려고 한다. 특히 노후화되는 기종들은 4세대 이상의 기체로 바꾸는 게 급선무이기 때문에 무인 공격기를 생각할 여유가 없는 것이다. 또한 공군 장교의 입장에서도 유인 전투기 조종은 진급에 유리한 반면 무인 공격기 조정은 다소 한직이 될 것이라는 인간적인 우려도 할 가능성이 있다. 국방과학연구소의 경우 무인 공격기 개발 사업이 존재하긴 하지만 실질적인 예산이나 연구인원이 배정돼 있지 않다.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이름만 존재하는 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국방과학연구소는 KFX 사업에 많은 관심을 가져왔고 최대한 이 사업을 보호하기 원한다. 이 때문에 무인 공격기 사업이 탄력 있게 추진될 경우 KFX 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끼질 가능성을 우려할 수도 있다. 결국 국방과학연구소 역시 먼저 나서서 무인 공격기 사업을 홍보하거나 주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무인 공격기 개발 예산 F-35의 정확한 단가가 얼마인지 확정적으로 말하기 어려운 것처럼 스텔스 무인 공격기 개발예산 역시 가늠하기 쉽지 않다. 확실한 것은 스텔스 무인 공격기 개발예산이 5세대 전투기 개발예산보다 훨씬 적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KFX 사업의 기술탐색 예산은 3,000억원, 개발예산은 최소 5조원이었다. 물론 일각에서는 개발예산을 최소 10조원 이상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수조원의 예산이 들어갈 경우 성공이나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질 정치인이 아무도 없다는 게 문제다. 몇 조원이 투입되면 실패의 책임을 면하기 위해 어떻게든 그 사업은 성공이라고 평가해야 할 것이고, 정부나 공군은 충족조건(ROC)을 낮춰서라도 KFX 사업을 수용해야 하는 부담을 가지게 된다. 인도의 LCA가 예산을 과다 초과했고 사업기간이 2배 이상 지연됐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항공모함 버전으로 꾸준히 개발되고 있는 현상과 비슷하다. 또한 대만 공군이 원하지 않음에도 개량형 버전인 칭구오-2 전투기 사업을 모색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무인 공격기의 경우 예산 부담이나 개발완료 기간에 대한 부담이 적어 여타 국방사업의 진행과 맞춰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다. 혹시 실패한다고 하더라도 그에 따른 부담이 적어 유인 전투기 사업의 실패만큼 출혈이 심각하지 않다. 무인 공격기의 효용성 2,000파운드의 유도폭탄 두발을 탑재하고 공중에서 10~15시간 체공하거나 동북아 상공 전역을 커버할 수 있는 능력은 많은 무인 공격기 비판론자들이 간과하고 있는 부분이다. 현재 우리나라가 보유한 F-15K로서는 S-300이나 일본의 패트리어트 PAC-2/3 대공 방어망, 심지어 북한의 대공 방어망을 뚫기에 역부족이다. F-15K는 강력한 전자교란시스템을 탑재하고 있어 북한의 방공 레이더를 무력화시킬 것으로 예상지만 북한도 이에 대한 준비를 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파수를 빠르게 변환하는 방법으로 레이더 교란을 최소화하고 장거리 지대공 미사일로 F-15K를 견제하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한국 공군은 SLAM-ER을 사용해서 북한의 장거리 지대공 레이더를 공격할 것이다. 하지만 이동식 중장거리 지대공 미사일은 SLAM-ER으로 공격하기 힘들다. 자리를 빨리 벗어나거나 필요할 때에만 레이더를 작동시키는 방법으로 공중임무 수행 중인 아군기를 자주 공격할 것이다. 반면 국산 무인 공격기가 10시간 이상 체공할 수 있다면 아군 공군 전투기의 공격로 및 퇴각로에서 엄호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더군다나 무인 공격기는 중국, 일본 등과 대규모 전쟁이 발발했을 경우 적 전투기를 활주로 상에서 파괴하는 임무를 수행할 수 있으며, 첨단 기종(F-15K, F-35)의 수적 불리함을 극복할 수 있는 돌파구가 될 수 있다. 또한 무인 공격기가 있는 경우 어마어마한 행동반경으로 인해 우회공격도 가능하다. 이 때문에 중국이나 일본으로서는 주력 전투기를 분산 배치해 본토 공중경계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이는 곧 아군 유인 전투기의 임무 수행 중 생존율을 높이는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특히 매우 위험한 임무에 무인 공격기를 배치해서 조종사들의 희생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한마디로 무인 공격기는 보조 전력이긴 하지만 공중전의 성패를 결정지을 만한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개발 방안 제한적인 스텔스 성능을 가지는 KFX 사업의 기술적 난관처럼 스텔스 무인 공격기도 우리나라 홀로 추진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미국의 프레데터 및 리퍼와 같은 무인 공격기와 유사한 비(非) 스텔스 무인 공격기를 먼저 개발·운용하면서 기술을 습득하고, 개발된 기술을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스텔스 형상 설계를 진행하는 동시에 무인기 운용 경험을 축척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평화군 임무를 수행하는 이라크나 지원군을 파견할 것으로 예상되는 아프가니스탄 지역에 무인 공격기를 투입, 실전 경험을 얻는 것과 더불어 국산 무기 및 기술을 홍보해 수출로 연계하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물론 스텔스 무인 공격기가 기술개발이나 임무수행에서 KFX의 완전한 대안이 될 수는 없다. 하지만 무인 공격기는 KFX가 수행할 수 없는 개전 첫날 지상공격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아직 무인 공격기는 완전한 공중임무 수행을 할 수는 없지만 점점 기술이 성숙해지고 있고, 우리가 해외의 항공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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