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월요초대석] 정건용 산업은행 총재
입력2001-07-22 00:00:00
수정
2001.07.22 00:00:00
"맞춤식등 기업설비투자 지원 최선""설비투자 수요진작을 위해 가능한 한 모든 방법을 동원할 생각입니다. 금리인하는 물론이고 개별기업들이 각각의 상황에 맞게 대출 조건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맞춤식 서비스'를 제공할 것입니다. 특히 담보에 집착하지 않고 일정부분 리스크를 떠 안으며 신용대출을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정건용 산업은행 총재는 기업들이 최대한 유리한 입장에서 설비투자 자금을 활용할 수 있도록 금리 인하 등 여신조건 완화와 함께 대출 상품도 다양화, 기업들에 최적의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대출은 기본적으로 리스크를 떠안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 담보에 연연해하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부실기업 처리문제와 관련, 정 총재는 살릴 기업은 살리되 회생가능성이 없는 기업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퇴출시킬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특히 "대주주는 회사의 생사여부에 대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며 "기업들의 철저한 자구노력이 전제되지 않을 경우 더 이상 밑빠진 독에 물 붓는 식의 자금지원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책부서에 있다가 실무쪽으로 나온지 100일 정도가 지났는데 그동안의 소회를 말씀해 주신다면.
▲금융 현장쪽으로 나와 가장 크게 느끼고 있는 점은 금융시장에 도덕적해이(모럴해저드)가 만연해있다는 것입니다. 서로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습니다.
일부 문제가 있는 기업들의 처리과정에서 제 2금융권의 버티기가 대표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각자의 책임에 대한 손실분담(loss sharing)이 제대로 돼야합니다.
구조조정의 조속한 완료를 위해서는 이러한 점이 반드시 시정돼야 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기업 구조조정 특별법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편으로는 이러한 사항이 법으로까지 규정된다는 점이 국내 금융사들의 현실을 반증하는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은행들이 우대기업에만 지나치게 의존하는가 하면 여전히 기업들에게 고자세라는 지적도 있는데.
▲담보에만 집착하고 리스크는 하나도 떠안으려고 하지 않는 관행이 문제입니다. 솔직히 산업은행에서도 가끔 이런 직원들을 발견합니다만 그럴 때마다 패러다임의 전환을 요구합니다.
가장 큰 문제가 리스크를 관리하라는 말을 '리스크 제로'와 동일시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여신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리스크를 떠 안고 이것이 금리에 반영되는 메커니즘으로 움직이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직원들에게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은행들의 고자세도 달라져야 합니다. 은행들이 돈 빌려줄 곳을 찾아야 되는 현실에 대한 인식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취임 이후 계속해서 직원들에게 각자가 맡고 있는 기업들의 최고재무담당자(CFO)가 돼 줄 것을 당부합니다.
기업들이 자금 걱정 안하고 경영할 수 있도록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라는 의미입니다. 그래야 기업도 좋고 은행도 이익을 올릴 수 있는 윈-윈(win-win)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기업들에 대한 자금 대출에 대해 '지원'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봅니다. 서비스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는다는 표현이 정확합니다.
-설비투자 활성화를 위한 대책은.
▲정부의 하반기 자금시장 및 설비투자대책에 의해 7월중에 1조원 규모의 특별설비자금을 현행 대출금리보다 1∼2% 낮은 수준인 7∼8%로 공급할 계획으로 있습니다. 이번 특별설비자금은 업체당 대출한도를 폐지하고 지원대상도 확대해 기업들이 설비자금조달에 어려움이 없도록 할 계획입니다.
또 7월말 입금 예정인 사무라이본드 500억엔을 재원으로 3%대의 고정금리부 엔화대출을 공급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특별설비자금 등 자금공급추이를 감안해 하반기중 자금공급목표를 1조원 증액, 금년도에 총 14조 5,000억원을 공급할 계획입니다.
-기업들의 다양한 방식의 자금 수요에 어떻게 부응하시겠습니까.
▲산업은행은 기업의 설비투자수요 회복을 위한 장기 저리자금의 공급과 거래처의 리스크 헤지를 위한 환율 ㆍ금리관련 파생상품 등 다양한 고객 수요에 대한 맞춤상품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기업의 환ㆍ금리위험 관리를 위하여 통화스와프 및 금리스와프 상품 등 파생상품을 지속 개발함과 아울러 금년 5월부터 시행중인 고정금리전환부 CD(양도성예금증서)연동대출, 환율상ㆍ하한부 대출, 금리상ㆍ하한부 대출 등 기존 상품의 지속적인 개선을 통한 활성화에도 주력할 계획입니다.
-지방경제활성화 차원에서 지방이전기업이나 지방소재기업에 대한 지원 대책은.
▲유망벤처ㆍ중소기업의 지방창업 및 이전 촉진을 통해 지역의 자생적 발전기반 구축을 지원하고자 금년도 업무계획에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한 투자펀드 500억원을 포함시키고, 현재 각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하여 투자를 실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설립 추진중인 청주ㆍ광주ㆍ경북 등 6개의 지역투자조합에 155억원을 출자하고 경기도와 각각 50억원씩을 출자해 지역소재 벤처기업이 발행하는 전환사채를 인수하는 방안을 협의중에 있습니다.
앞으로 다른 지방자치단체에도 이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며 자금 소진 추이를 보아 운용규모의 확대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대우차 매각협상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협상이 계속 진행 중이라는 사실만을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팔려는 사람은 제값을 받으려고 하고 살려는 사람은 싸게 살려고 하는 것이 당연하고 이 과정에서 견해차를 좁히는 중입니다.
인수범위 및 인수가격과 관련해 채권단은 부평공장을 포함한 일괄매각을 기본입장으로 하고 있고, 대우자동차의 기업가치가 합리적으로 반영된 수준에서 인수가격이 결정돼 채권단의 손실이 최소화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매각 실패에 대비해 외부 전문기관의 용역보고서를 기초로 여러 가지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비상대책(Contingency Plan)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매각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이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봅니다.
-현재 산은이 주관하고 있는 워크아웃 기업들은 어떻게 처리할 계획인지요.
▲현재 워크아웃을 진행중인 기업은 대우중공업, 대우자동차판매 및 남선알미늄, 새한 등 4개 업체이며 대우중공업은 조선 및 기계부문의 분리를 통해 정상화를 도모하고 있습니다.
2001년 상반기 대규모 경상이익을 실현한 대우조선은 상반기 영업실적보고서가 제출되는 8월에 채권단 회의를 개최, 워크아웃 졸업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대우종합기계는 2001년 상반기중 경상이익이 500억 수준이고 연간으로는 700억 이상의 경상이익이 예상됩니다. 이러한 추세대로라면 대우종합기계도 내년 중 워크아웃 조기졸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대우자동차판매는 채권행사 유예기간 연장 등을 통해 워크아웃을 계속할 예정이나, 추후 대우자동차와 일괄하여 매각작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지주회사 설립ㆍ대우증권 매각 등에 대해서도 설명해주시지요.
▲지주회사와 관련된 계획은 PwC의 컨설팅 결과를 보아 판단할 사항이나 이는 근본적으로 경영체제 선택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국책은행으로서 앞으로의 역할 수행이나 장기적인 발전에 어떤 경영체제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판단이 보다 중요할 것입니다. 지주회사 설립문제는 이런 시각에서 PwC의 컨설팅 결과를 보아 신중하게 결정할 계획입니다.
대우증권의 경우 외자유치 성사시 경쟁력을 갖춘 선도 증권사 또는 투자은행으로 발전할 수 있고 산업은행으로서도 보유주식의 시장가치 향상을 기대할 수 있어 외자유치를 우선하는 기본방침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다만 그동안 외자유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투자규모가 크고 투자자의 전략적 부합 정도 등 여러 변수에 의해 성사가 늦어지고 있습니다.
대담: 김준수 정경부부장
최윤석기자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