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은 격식을 따져가며 공부할 대상이 아니라 즐기면서 마시는 음료일 뿐입니다. 소믈리에를 위한 와인 전문지식이 아니라 마니아를 위한 기초지식을 제공하겠습니다." 밀리언셀러 교육만화 연작 '먼나라 이웃나라'(전 12권)의 저자로써 널리 알려진 이원복(61ㆍ사진) 덕성여대 교수가 와인을 주제로 한 만화책을 냈다. 그는 원산지보다 최소 2배 이상 비싸게 마시며 와인을 모르면 몰상식한 사람 취급받는 요즘의 세태가 정상이 아닌 듯 하다며 '즐거운 와인 마시기'에 필요한 지식을 만화로 풀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와인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와인을 마시지 와인이 우리를 마시는 것은 아니다"고 와인에 대한 사람의 주권 회복(?)을 주장했다. 그는 이어 "와인 관련 책이 서점에 많지만 대부분 와인의 품종과 제조법 등 즐기는 데 필요한 지식보다는 생산에 대한 정보가 많아 읽을수록 어려워지게 된다"며 "공부보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와인을 찾아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가 와인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0년 미 캘리포니아 얼바인 주립대학 방문교수로 머물렀을 때부터다. 그는 "처음 마셨을 때는 시금털털한 맛 이외에 아무것도 느낄 수 없었다"며 "이것저것 마시면서 공부를 시작하고 보니 와인은 '맛' 보다는 '냄새'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대형마트에서 구입한 2만원~5만원 가격대의 와인을 매일 조금씩 마신다. 그는 "소주는 브랜드가 달라도 냄새는 같지만, 와인은 포도의 품종과 재배 지역에 따라 냄새가 천양지차"라며 "이 같은 와인의 다양성이 시대의 조류와 맞아 떨어져 세계적 주류가 됐다"고 말했다. 책은 '와인의 세계' '세계의 와인' 총 2권으로 구성돼 있다. 1권은 와인 고르는 법 등 와인관련 기초지식을 소개하고 2권은 프랑스ㆍ이탈리아ㆍ스페인ㆍ포르투갈ㆍ독일 등 유럽과 미국ㆍ칠레ㆍ아르젠티나ㆍ호주ㆍ남아프리카 공화국 등 주요 산지의 대표 와인을 소개한다. 일본 기바야시 남매의 히트작 '신의 물방울'을 보고 화가 나서 책을 쓰게 됐다는 그는 "와인 한잔을 마시고 눈물을 흘리지 않으면 인간이 아닌 듯 묘사된 '신의 물방울'은 와인의 실체를 왜곡한 것"이라며 "와인을 모른다고 두려워하게 만드는 잘못된 와인 상식을 바로 잡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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