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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BO 대출상환 놓고 정부-업계 신경전
입력2005-04-11 18:36:22
수정
2005.04.11 18:36:22
"특혜 곤란… 시장원리대로" "자금난 가중… 만기연장을"
P-CBO 대출상환 놓고 정부-업계 신경전
"특혜 곤란… 시장원리대로" "자금난 가중… 만기연장을"
정부가 지난해 벤처업계의 붕괴를 막기 위해 대출보증으로 전환해준 프라이머리 회사채담보부 유동화증권(CBO)의 원리금 상환시점이 속속 다가옴에 따라 벤처업계에 또 다시 긴장감이 돌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만기가 돌아온 315개사의 벤처 프라이머리 CBO 원리금 6,400억원을 이미 1년 만기 대출보증으로 전환해준 만큼 더이상의 특혜는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315개사 가운데 상당수는 여전히 경영사정이 호전되지 않아 원금상환비율ㆍ만기연장조건 등을 둘러싸고 기술신용보증기금(이하 기보), 은행권과 치열한 신경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정부ㆍ기보 "시장 원리대로"=최근 기보에 대한 감사를 진행 중인 감사원은 "신용보증기관이 상환능력도 없는 업체들에 질질 끌려 다녀서는 곤란하다"며 "일정비율 이상 원금을 상환할 능력이 없다면 대위변제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보 감독부처인 재정경제부도 지난해 일반보증ㆍ대출로 전환해 만기연장을 지원해준 만큼 은행이 자체 기준에 따라 대출연장 여부를 심사해 결정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추경호 재경부 금융정책과장은 "벤처 프라이머리 CBO에 대해 정부가 보증을 서는 형태로 대출보증으로 전환해준 것 자체가 완벽한 대책이었다"며 "보증대출 만기분에 대해서는 은행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한다는 게 현재의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원금을 일정 부분 상환하는 조건으로 재연장을 해주든, 채권회수가 어렵다고 판단해 기보에 대위변제를 요구하든 은행이 결정할 일이라는 얘기다.
기보는 보증회수(대출상환)비율을 높이기 위해 보증 만기 연장을 희망하는 업체들을 대상으로 ▦일정비율 이상의 원금 상환 ▦원리금 분할상환약정 체결 및 상환기간 단기화 등의 대책을 강구 중이다.
◇업체들, "만기연장 불가피"=이에 따라 지금까지 매월 이자만 내왔던 기업들의 자금난이 가중될 전망이다. 상당수 기업들은 '신용불량' 리스트에 올라 부도, 인수합병(M&A) 등 구조조정에 휘말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과정에서 수십개 업체의 은행 대출이 부실화돼 기보가 적게는 수백억원, 많게는 1,000억원 규모의 은행 대출금을 정부 재정으로 대신 갚아줘야 하는 사태가 벌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해 1년 만기 보증대출로 전환받은 7,550억원(367개사) 가운데 약 800억원(31개사)이 부실화돼 상당 부분이 대위변제 처리됐다. CBO 만기 전에 대위변제 처리된 7,725억원(407개사)을 합치면 재정손실 규모는 8,500억원에 달한다.
중소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출원금을 일시에 상환하라고 하는 것은 부도를 내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은행 대출금처럼 20% 가량을 갚으면 나머지에 대해서는 상환기간을 연장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만기 때 원금을 일시 상환하도록 해 대출고객 발굴비용을 절감해온 은행권의 관행, 고액보증을 장기간 지원해온 신용보증기관의 관행이 함께 어우러져 상환능력이 떨어지는 기업들의 부채경영을 부채질해왔다"며 "선진국처럼 소액보증, 보증기간 단축, 원리금 분할상환 정책을 통해 이 같은 폐단을 시정해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co.kr
이종배기자 ljb@sed.co.kr
입력시간 : 2005-04-11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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