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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진사장 「튀는 행보」에/대주주 대우통신 속앓이
입력1996-12-11 00:00:00
수정
1996.12.11 00:00:00
◎주식양도·자체브랜드 생산 등 잇따라 발표/“제풀에 꺾일 것” 관망속 그룹차원 조치 관심세진컴퓨터랜드가 최근 그룹화선언에 이어 주식양도, 자체브랜드 생산 등 굵직굵직한 내년도 사업계획을 내놓으면서 최대주주인 대우통신의 대응방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진의 최대주주인 대우통신은 지난 5월 한상수 세진컴퓨터랜드사장의 독자적인 사업다각화 추진에 급제동을 걸며 그동안 갈등을 빚어왔으나 최근 세진의 잇따른 돌출행동(?)에 미동조차 보이지 않고 있는 것. 특히 대우통신은 당시 한사장이 약속했던 6천8백억원 규모의 매출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대표이사의 교체도 고려한다는 강력한 입장을 표명했었다.
그런데 현재로는 이 매출액의 실현 가능성은 갈수록 희박해지고 있다. 올해 세진의 매출액은 지난 3·4분기 이후 불어닥친 PC 업계의 내수 불황으로 5천5백억원∼5천8백억원 정도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우가 한사장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조건이 형성되고 있는 셈.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 터져 나온 세진의 적극적인 사업계획 발표에 대우통신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대우의 침묵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크게 두가지 정도로 의미를 해석하고 있다. 우선 대우통신은 세진의 사업다각화 계획이 특별한 외부의 지원없이는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분석이다.
특히 대우는 지난 5월 이후 대우통신의 임원 2명과 부장 2명이 세진에 파견되어 있어 세진의 속사정을 어느 때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
즉 「치약에서 자동차까지」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컴퓨터 이외의 모든 품목을 취급한다는 세진홈마트를 비롯해 세진24시, 세진마트, 세진택배, 세진할부금융, 세진카드 등 10여개의 유통 및 금융 계열사를 설립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지만 세진의 자금력 등으로는 이를 감당할 수 없다는 것. 따라서 세진의 사업계획은 거의 실현 불가능하기 때문에 대응하는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또다른 분석은 대우통신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세진의 사업다각화활동을 묵인 또는 관망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우통신이 물품대금으로 받아야 할 미수금이 현재 수백억원대에 이르고 채무보증도 최소 1백억원대를 넘어섰다는 의견이 중론인 상황에서 대우통신이 세진의 문제를 쉽사리 처리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최근 대우통신의 한 고위 관계자가 『세진의 경영권을 완전히 인수하는 게 과연 유리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밝힌 것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또한 대우통신 임원들 역시 세진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모른다』로 일관하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세진에 대한 대우의 입장은 대우통신 차원이 아닌 그룹차원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세진컴퓨터가 대우통신이 삼킬 수도 뱉을 수도 없는 「뜨거운 감자」인지 대우통신의 입장표명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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