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2%를 채워라"… 태양광등 신사업 승부수<br>'PC+모바일' 결합한 스마트폰 등도 중점 육성<br>GE 가전부문 인수·반도체사업 재진출도 모색
| 구본무(오른쪽) LG그룹 회장은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사업현장을 직접 챙기고 있다. 구 회장이 지난해 5월 서울 역삼동 LG전자 디자인센터를 방문해 TV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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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인회(가운데) 전 LG그룹 회장이 지난 1960년에 개발한 자동전화기를 직접 사용해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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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향한 도전들] LG, 글로벌 승자의 감춰진 2%
"부족한 2%를 채워라"… 태양광등 신사업 승부수'PC+모바일' 결합한 스마트폰 등도 중점 육성GE 가전부문 인수·반도체사업 재진출도 모색
특별취재팀
구본무(오른쪽) LG그룹 회장은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사업현장을 직접 챙기고 있다. 구 회장이 지난해 5월 서울 역삼동 LG전자 디자인센터를 방문해 TV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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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LG)가 펼치려는 중장기 전략이 기존 사업의 연장선상에 머물러 있습니다. 미래 고객을 위한 가치창출 준비가 소홀한 것은 아닌지 우려됩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지난 7월8일 그룹 경영진 300여명이 모두 참석한 임원세미나에서 강한 톤으로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다.
지금의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승부수들이 너무 구태의연하다는 지적이었다. 구 회장은 이 자리에서 "미래의 새로운 먹거리가 보이지 않는다"며 경영진의 분발을 촉구했다.
변화무쌍한 글로벌 경영환경 속에서 '지키기 경영'에 머물다가 새로운 먹거리를 찾지 못한다면 세계 최고기업의 자리에 오르기는커녕 현재의 자리에서도 밀려날 수 있다는 인식이다.
◇"새로운 2%가 필요하다"=화학산업과 전자산업을 양대축으로 발전해온 LG그룹이 진정한 글로벌 강자로 올라서기 위해 '부족한 2%'를 채우려는 노력을 펼치기 시작했다.
LG의 한 관계자는 "기존의 주력 사업인 전자와 화학 외에 '플러스 알파'격인 사업이 있어야 글로벌 1위 기업으로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며 "기존 사업도 업그레이드해나가겠지만 부족한 2%를 어떻게 채울 수 있느냐에 그룹의 미래가 좌우될 수 있다"고 말했다.
LG가 우선 주목하고 있는 신사업은 태양광 발전 분야다. 시장조사업체 등에 따르면 세계 태양광 시장은 지난해 300억달러 규모에서 매년 40~50%씩 성장해 오는 2011년에는 1,2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LG는 그룹의 역량을 태양광 에너지에 집중할 태세다.
이미 태양광의 최종 사업 주체인 LG솔라에너지를 설립하고 태안에 14MW급 발전소를 건립했다. LG솔라에너지는 국내 태양광 발전량의 20%인 총 100MW급 발전소를 확보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어 단순 계산으로는 LG가 1조원에 가까운 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를 위해 그룹의 '원투 펀치'인 LG화학과 LG전자가 바빠졌다. 업계 관계자는 "화학과
". 특히 LG화학의 폴리실리콘 양산능력에 이 사업의 성공 여부가 달려 있다.
LG화학이 발전판의 원료 폴리실리콘을 만들면 이를 활용해 실트론에서 웨이퍼를 만든다. LG전자는 셀과 모듈을 생산해 최종 전력 사업은 LG솔라에너지가 맡는 수직구조다. 사업이 활발해지고 그리스ㆍ스페인 등 일사량이 많은 해외 시장에서 LG를 찾게 되면 각 계열사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상당할 수밖에 없다.
LG전자는 모바일 쪽에 관심을 갖고 있다. LG전자는 PC사업을 휴대폰 사업부인 MC사업본부로 통합했다.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PC 기술이 앞으로 모바일 쪽과 결합될 가능성이 높고 추세도 그렇다"며 "조직개편에 따라 스마트폰과 넷북(초미니 노트북)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전히 배고프다" M&A도 눈독=그동안 애써 외면했던 글로벌 인수합병(&A)도 과감하게 시도하고 있다.
LG전자는 1995년 미국 최대 가전회사인 제니스를 인수한 데 이어 올해에는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가전 분야에도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다.
물론 GE 가전 부문의 인수가 그리 호락호락한 것은 아니다. 중국 하이얼도 관심을 표하고 있는데다 GE가 가전사업부를 분사하기로 함에 따라 매각 일정이 다소 지연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정도현 LG전자 부사장(최고재무책임자)은 "GE가 가전사업부를 분사하기로 해 M&A 속도조절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지속적으로 체크는 하고 있다"고 밝혀 M&A에 대한 의지가 여전함을 내비쳤다.
반도체 분야 '재건'도 관심사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하이닉스반도체 인수에 관심이 있는 것 아니냐는 시선을 보낸다. 하이닉스 자체가 LG반도체를 통합해 만들어진 회사여서 LG 입장에서는 '원치 않게 내준 반도체' 분야를 회복해 전자사업 전반을 업그레이드하는 방안을 검토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 물론 LG는 이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전자 쪽을 주력 사업으로 삼는 LG인 만큼 반도체 분야에 재진출하게 되면 시너지 효과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그룹 도약때마다 '총수 결단' 있었네
할아버지 구인회 회장, 국내 최초로 전자사업 진출
손자 구본무 회장은 '미래 동력' 태양광사업에 올인
구인회(가운데) 전 LG그룹 회장이 지난 1960년에 개발한 자동전화기를 직접 사용해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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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도약을 할 때마다 총수의 결단이 있었다.'
지난 1957년 구인회 당시 락희화학(현 LG화학) 사장은 간부회의를 주재하면서 느닷없이 "우리도 전자제품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구 사장은 "기술이 없다"는 간부들의 지적에 "기술이 없으면 외국에 가서 기술을 배워오면 되고 그래도 안 되면 외국 기술자를 초빙하면 되는 것 아니냐"며 밀어붙였다.
이렇게 해서 이듬해인 1958년 국내 최초의 전자회사 금성사가 출범했다. 당시에는 TV가 보급되기 전이어서 전자제품이라고 해야 미제 라디오 정도가 전부였다. 황무지나 다름없는 상황에서 제품도 새로 만들고 시장도 새로 키워야 했다.
현실적인 눈으로 보면 아직은 전자사업을 할 만한 여건이 성숙되지 않던 시절이었지만 금성사는 1959년 처음으로 국산 라디오를 선보인 데 이어 1960년에는 선풍기와 자동전화기 등을 잇따라 내놓으며 자리를 잡아갔다.
그로부터 50년이 지난 지금 LG전자는 자타가 공인하는 글로벌 강자로 우뚝 섰다.
금성사 탄생 이후 꼭 50년 만인 올해 구 전 회장의 손자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구 회장은 최근 미래 성장동력 확충을 위해 태양광 발전사업을 직접 챙기고 있다. LG그룹 안팎에서는 구 전 회장이 과감한 결단 아래 회사를 전자업체의 강자로 키웠듯이 구 회장이 태양광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모습에서 '어게인(again) 1958'이 연상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구 회장은 태안 태양광발전소 완공을 앞둔 6월 헬기를 타고 직접 현장을 찾았다. 구 회장은 작업복에 안전모를 착용하고 현장을 둘러본 뒤 조경공사까지 꼼꼼하게 챙겼다. 그는 직원들과 함께 식사하며 "태양광 사업도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50년 전 불모지나 다름없던 환경에서 전자업계 진출로 승부수를 띄웠던 구 전 회장의 경험을 이어받아 구 회장이 내린 결단이 50년 뒤의 LG그룹을 어떻게 바꿔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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