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사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신년 국정연설을 앞두고 정치권에 더 이상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공화당이 국정수행의 발목을 잡을 경우 행정명령 발동 등 강공을 펴겠다는 것이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26일 ABC 방송대담에 출연해 "올해는 실행의 해"라며 "(오바마 대통령은) 최대한 의회와 협력하겠지만 필요하다면 의회를 우회할 것"이라고 행정명령 발동 가능성을 시사했다. 같은 날 CNN·폭스뉴스에 출연한 댄 파이어 백악관 선임고문도 "공화당이 주도하는 의회는 대통령의 국정과제에 '고무도장(무조건 승인한다는 의미)'을 찍지 않을 것이며 대통령 역시 의회 안건에 순순히 서명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의회의 허가가 필요없는 행정명령 발동도 검토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오바마 행정부 요인들의 이 같은 발언은 부채한도 증액 및 최저임금 인상 등 첨예한 대립이 예고되는 과제들을 놓고 연방하원을 장악한 야당인 공화당과 정면대결을 피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민주·공화 양당의 정쟁이 초래했던 연방정부 셧다운(정부 폐쇄) 같은 상황이 재연되는 것을 최대한 피할 작정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권자의 표심을 잡기 위해 오바마 대통령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공화당 지도부는 오바마의 불통을 지적하며 반발하고 있다. 공화당 소속 미치 매코널(켄터키)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타협의 무대로 나오기는커녕 관료주의를 통해 목적을 이루려 한다"고 말했다.
공화당 내 잠재적 대선주자로 통하는 랜드 폴(켄터키) 상원의원도 "(오바마의 발언은) 협박처럼 들리고 오만함이 느껴진다"고 전했다.
공화당은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개혁(오바마케어) 시행차질 등을 빌미로 '오바마 국정운영 실패론'을 적극 확산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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