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불안 여파로 국내 금융회사들이 해외채권을 발행할 때 가산금리 산정 기준으로 삼는 국채 신용디폴트스왑(CDSㆍ5년물 기준) 프리미엄이 급등하고있다. 2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채 CDS프리미엄은 지난 주초 108bp(1bp=0.01%)에서 꾸준히 상승해 지난 주말 116bp까지 상승한 데 이어 지난 1일 주가ㆍ원화ㆍ채권가격이 동반 급락하자 125bp까지 수직 상승했다. 국채 CDS프리미엄이 올라간다는 것은 부도 위험이 커졌다는 의미로 한국 금융회사나 기업이 해외에서 채권을 발행할 때 붙는 가산금리가 그만큼 오르게 된다. 금융전문가들은 이처럼 CDS 프리미엄이 올라가는 것에 대해 미국, 유럽 등의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에다 '9월 금융위기설'이 부각되면서 개별 국가의 신용리스크가 국제 시장에 반영된 결과로 풀이하고 있다. 은행을 포함한 국내 금융회사들은 올들어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가산금리가 급등하자 중장기 해외채권을 별로 발행하지 못한 채 해외 단기 기업어음(CP), 은행간 외화 조달(론) 등 단기 외화 조달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이달에는 은행권의 외화채권 만기 물량이 집중돼 있는데다 금리도 큰 폭으로 뛰어올라 해외 자금조달여건이 더 빡빡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 8월만 해도 중장기 해외채권(만기 1년 이상 채권) 만기 물량 8억달러를 포함해 총 해외 채권 만기 물량이 153억달러에 달했지만 9월에는 중장기 채권 물량 23억달러를 포함해 총 만기 규모가 19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산금리 급등으로 중장기 해외채권 발행이 더욱 힘들어지면서 단기채권 차환 발행을 통해 중장기 채권 만기 물량을 상환하는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의 CDS프리미엄은 지난해 말 70bp대였지만 올 8월에는 200bp를 넘어섰고 9월 들어서는 250bp에 근접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은행권은 임시 방편으로 해외 단기물을 조달해 만기 물량을 상환해 나가고 있지만 9월에는 중장기 채권 만기 물량이 많아 차환 발행이 불가피하다"며 "그렇지만 가산금리가 갈수록 높아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