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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對北안전보장과 北반응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안보 보장`을 약속함으로써 북한의 은둔 지도자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그가 핵 포기의 대가로 요구하던 것을 얻을 수 있게 됐다.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이 그것이다. 부시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개최지인 방콕에서 미국뿐 아니라 북핵 협상 참가국인 중국ㆍ일본ㆍ남한ㆍ러시아 등이 연계된 다자간 안보보장안을 제시했다. 미 관리들은 이 같은 제안이 미국과 미국의 우방국은 물론 북한의 주요 지지국인 중국을 협상과정에 한데 묶는 것이기 때문에 미국의 외교적 승리라고 자평했지만 이는 허구에 다름 아니다. 사실 이번 안보보장안의 `다자간`이라는 문구는 미국이 본질을 흐림으로써 체면을 차리기 위한 술책에 불과하다. 북한은 단지 미국의 공격을 두려워하고 있을 뿐 북핵 협상에 참가하고 있는 여타국에는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의 진실은 부시 대통령이 중국과 남한의 채근에 못 이겨 북핵 포기의 전제조건인 북한에 대한 안보 보장을 약속함으로써 이전의 호전적 자세를 버리고 대폭적인 양보를 한 것이다. 그렇다고 미국이 항복을 한 것은 결코 아니다. 아직 보장안의 세부사항이 어떻게 작성될지 알 수 없다. 부시는 이번 보장안이 공식적인 조약체결 형태는 아니라고 밝혔고 그의 측근도 부시 대통령이 단지 보다 느슨한 형태의 `협정`을 말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이고 있다. 북한이 어떤 정도의 진척도를 갖고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하는지, 또 기존 핵무기를 포기할 수 있는지에 따라 보장안의 성패가 달려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의 이번 제안이 큰 양보임에는 틀림없으며 이제 북한이 적절하게 응수할 때다. 미국의 제안으로 북한은 실제 본심을 드러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김 위원장은 이제 핵 포기의 화답을 하든지, 아니면 많은 사람들이 추정하듯 핵 포기 의사가 없다는 흉중을 밝혀야 할 것이다. 중국도 북한에 상응하는 양보를 하라고 촉구하든지, 아니면 사실은 한반도가 핵무장이 되더라도 그렇게 우려하지 않는다고 실토해야 할 것이다. 북한의 첫 반응은 탐탁지 않다. 미국의 제안을 환영하는 대신 북한은 방콕 회의 와중에 보란 듯이 최소한 한 발의 지대함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부시 대통령의 대북 정책 U턴에 북한이 이처럼 호전적 반응을 보인 것은 앞으로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북핵 문제에 있어 미국은 최근 비둘기파들이 키를 잡기 시작했고 매파들은 경제 제재와 무력공격 위협을 발설하며 옆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다. 북한이 호전적으로 나오고 중국이 미지근한 자세를 취하는 것은 김 위원장은 물론 미ㆍ중 관계, 나아가 동북아시아 안보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 10월22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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