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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경영자협의회 폐지
입력2000-03-31 00:00:00
수정
2000.03.31 00:00:00
연성주 기자
이사회중심 전문경영인 체제강화현대의 정몽헌(鄭夢憲)회장이 31일 발표한 「현대의 21세기 발전전략」은 그룹 회장직은 그대로 유지하더라도 대주주들의 경영간섭을 최대한 제한하면서 이사회 중심의 전문경영인체제를 대폭 강화시킨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즉 鄭씨 일가들이 대표이사나 이사로 선임되지 않은 계열사의 경영에는 일체 간섭하지 않고 모든 경영을 전문경영인에 맡기기로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鄭회장은 『대주주라 하더라도 이사로 선임되지 않은 경우에는 일체 회사경영에 관여하지 않겠다』며 『이사회와 이사회에서 승인된 전문경영인에 의한 선진 책임경영체제를 정착시키겠다』고 말했다.
또 경영자협의회와 구조조정위원회의 해체라는 카드를 선택한 것은 이들 조직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이를 해체하지 않을 경우 이번 사태가 조기 수습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는 그러나 필요할 경우 계열사 사장단협의회 등을 두기로 해서 사실상 그룹전체를 총괄하는 기능을 그대로 유지했다고 볼수 있다.
또 그동안 안팎의 논란거리였던 현대 회장 직함을 그대로 존속키로 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대회장 직함은 단순히 그룹을 대표하는 자리를 떠나서 현대그룹의 법통을 잇고 앞으로 정주영(鄭周永) 명예회장의 재산상속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수 있기 때문에 鄭회장측에서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대 회장은 어떻게 되는가=현대는 회장이라는 직함은 그대로 존속하되 그 권한은 대폭 축소된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현대 회장은 대내외적으로 계열기업을 대표하고 회사간의 꼭 필요한 업무의 조정이나 발전방향에 관한 업무만을 수행하게 된다. 즉 공정거래법상 현대기업집단이라는 실체가 인정받고 있는 상황에서 누군가는 현대를 대표해야 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현대는 설명했다.
그러나 현대 회장은 종전과는 달리 그룹의 모든 경영활동에 직접 관여하지 않고 대외적으로 그룹의 대표역할만 한다는 것이다. 鄭회장은 자신이 대표이사 회장을 맡고 있는 현대전자와 건설의 경영에 직접 참여하고 나머지 계열사에 대해서는 의견개진형태의 자문역할만 하게 된다. 그러나 이 역할도 법적구속력이 전혀 없으며 계열사의 의사는 경영진이나 이사회에서 직접 결정하게 된다.
◇경영자협의회와 구조조정위원회 폐지=경영자협의회는 31일 폐지됐다. 경영자협의회는 각사의 경영과 인사에 관여한다는 외부의 오해를 불식시키고 각사의 이사회 중심 책임경영을 강화시키기 위해 없애기로 했다. 그러나 현대는 그룹의 주요사안을 결정할 때는 사장단회의를 개최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어 경영자협의회가 변칙적으로 운영될 여지는 여전히 남아 있다.
구조조정위원회는 현재 진행중인 구조조정업무가 마무리되는 시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즉 자동차 소그룹 분리와 철도차량·석유화학·항공분야 등 1차 구조조정이 끝나는 연말께 해체된다. 그러나 구조위는 잔여 구조조정업무의 마무리, 공정거래법 등 관련법규에 따라 관련 정부기관이 요구하는 최소한의 계열사 공동업무만 수행함으로써 역할이 대폭 축소된다.
◇현대그룹 미래상=鄭회장이 이끄는 현대그룹은 이사회 중심의 선진국형 지배구조로 탈바꿈하게 된다. 즉 계열사의 모든 경영은 전문경영인의 주도로 펼쳐지며 대주주라 하더라도 해당사와 상법상 아무 관련이 없으면 인사권을 포함해 일체의 경영간섭을 하지 못하게 된다.
또 그동안 중후장대형 그룹이미지에서 탈피 디지털시대에 맞는 기업으로 변신하게 된다. 현대가 가지고 있는 전통제조업의 강점과 E비즈니스를 결합해 새시대에 맞는 미래 디지털 경영을 펼치게 된다.
아울러 현대는 자동차, 전자, 중공업, 건설, 금융·서비스 등 5대 핵심업종이 세계 5위권안에 들수 있도록 그룹의 역량을 집중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성장위주의 방식에서 탈피해 경영의 최우선목표를 수익성에 두고 핵심업종별로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을 과감히 정리한다는 계획이다.
연성주기자SJY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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