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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그룹 금융지주사 설립 잰걸음

동부그룹이 금융지주사 설립을 위해 잰걸음을 밟고 있다.

이미 동부정밀화학과 동부CNI을 합병하겠다고 결의함에 따라 자연스레 금융지주사 설립이 다음 수순으로 떠오르는 양상이다.

◇“법적 걸림돌 해소” 마무리 작업만 남겨둬=동부그룹의 금융지주사 설립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법적인 요건과 절차도 이미 마련돼있다. 지난해 11월 금융위원회는 ‘금융지주회사법 시행령’개정을 통해 비은행지주 설립 때 대주주는 출자금의 3분의 2까지 차입을 허용해 대주주의 출자금 요건을 완화했다. 기존에는 은행지주나 증권 및 보험지주사 모두 차입해서 출자할 수 없었다.

정부도 계열사들끼리 서로 물고물리는 순환출자 관계를 해소하기 위해 지주회사 전환을 적극 장려해온 만큼 현재로서는 동부그룹의 지주사 전환에 걸림돌이 될만한 문제점은 없는 셈이다.

동부그룹의 채권단 역시 지주사 설립을 환영하고 있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동부하이텍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맺은 재무구조개선약정에서도 ‘자산매각이나 조직구조 효율화를 통해 경영정상화를 조속히 마무리 해야 한다’는 내용이 명시돼있다”며 “경영효율성을 감안하면 지주사 설립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5년 이상 준비”...화재 중심 지주사 설립=김정남 동부화재 사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지주사 전환 등은 중장기적인 검토 사항”이라며 “동부생명의 상장 등을 포함해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원종 동부증권 사장 역시 간담회에서 “지주사 전환과 관련해 여러 각도로 접근하고 있다”고 말해 그룹 내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음을 언급했다.



동부그룹은 지난 2005년부터 지주사 전환의 밑그림을 그리기 위해 내부적으로‘동부금융네트워크 발전방안’을 기획·추진해왔다. 이 기획안을 통해 동부그룹은 금융분야 핵심 사업의 경쟁우위 확보, 인수합병 및 전략적 제휴, 계열사간 공유를 통한 효율성 확보 등 금융지주사 전환을 위한 담금질을 해왔다.

동부화재는 동부생명(39.49%), 동부증권(19.92%)의 최대주주로서 동부캐피탈을 제외하고 금융계열사 지배구도의 정점에 있다. 따라서 금융계열사들의 사실상 지주사격인 동부화재를 중심으로 한 금융지주사 전환이 가능하다.

특히 김준기 회장의 장남인 김남호 씨가 동부화재 최대주주이자 동부증권 2대 주주에 올라있어 내부적인 ‘교통정리’도 필요 없는 상황이다.

다만 순환출자의 고리를 끊는 과정에서 지주회사의 요건을 갖추기 위해 자회사의 지분을 20%(상장사, 비상장사 40%) 이상 가져야 하고, 이 과정에서 막대한 돈이 투입돼야 한다. 따라서 동부화재가 보유한 다른 동부그룹계열사 지분을 처분해 비용부담을 덜 것으로 보인다.

한승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동부그룹이 금융지주사로 전환할 경우 동부화재가 보유한 동부건설(13.73%), 동부제철(5.6%) 지분을 처분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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