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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를 하고 싶어도 미래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대기업들이 선뜻 투자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정부는 계속 기업을 압박하는 분위기다. 경기침체를 걱정할 정도로 실물경제가 악화하는 상황에서 대기업이 투자와 고용 확대에 나서라는 것이다. 첫 포문은 대통령이 열었고 국내 경제를 총괄하는 기획재정부 장관이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20일 오전 청와대에서 을지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지금 성장이 위축될 우려가 있고 경제위기 상황"이라며 "지난 2008년처럼 갑자기 오는 게 아니라 우리가 체감하지 못하는 사이에 위기 상황이 지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감원이나 인력충원이 줄어들 수 있다"면서 "기업들이 이럴 때일수록 협력해주는 게 필요하다. 2008년 때처럼 노사정이 협력해 일자리 문제는 비상체제를 구축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표현은 당부의 형식을 띠었으나 사실상 대기업들이 투자와 고용에 적극 나서달라며 압박하는 모양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도 같은 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정책위원회 간담회에 참석해 대기업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박 장관은 현 경기 상황과 관련해 "7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와 2ㆍ4분기 가계수지 동향을 보니 투자심리와 소비심리가 더 위축되지 않았나 걱정이 든다"며 "경제심리를 되살리는 데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자칫 이러한 오버슈팅으로 경제가 더 어려워지지 않도록 노력하고 정부와 기업이 머리를 맞대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그는 기업인들에게 "연초에 계획한 투자와 고용 창출을 차질 없이 달성하고 경제활력 제고를 위해 내수 활성화에 적극 동참해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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