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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도 이겨낸 유일한 힘"
입력2000-11-27 00:00:00
수정
2000.11.27 00:00:00
"IMF도 이겨낸 유일한 힘"
수출 전방위 지원하자
[그래도 수출이다] (상) 수출업계 기살려야
"'수출만이 살 길'이라고 떠들석하던게 얼마나 됐습니까. 수출에 대한 정부나 국민들의 시각을 보면 일할 맛이 나지 않습니다. 이러다간 묵묵히 일해온 수출전사들이 하나 둘 사라지는게 아닌가 두렵습니다."
무역의 날(11월 30일)이 다가왔지만 수출 최일선에서 일하는 무역인들의 대체적인 반응은 이처럼 시큰둥하다. 이들의 마음에 쌓인 상처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외환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유일한 힘이 수출이라며 무역인들을 독려했지만 올들어 이들이 느끼는 소외감은 연말이 다되도록 풀리지 않고 있다.
유가인상에 따른 원가부담, 춤추는 환율, 세계경제 불안, 수입규제의 강화 등 온갖 악재속에서도 올해 무역흑자가 기대(90억달러) 이상의 성적(120억달러)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지만 무역진흥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는 살아나지 않고있다는게 이들의 불만이다.
무엇보다 수출의 젖줄과 같은 자금조달이 여의치 않은 것. '수출중단'에 대한 우려가 제기될 정도로 심각하다. 무역인들은 "경제사정이 악화되자 은행들이 환어음 네고를 안해 주는 등 이기주의가 되살아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라면 수출을 중단하는 것이 더 낫다"고 말한다. '수출진흥'이나 '수출드라이브'라고 하면 전근대적인 발상으로 치부하는 풍토가 너무 강하다는 것도 이들의 불만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소무역 업체는 말할 것도 없고 한국수출의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종합상사도 흔들린다. 특히 금융조정 지연에 따른 피해와 맞물려 고통은 가중되고 있다.
제조업과 마찬가지로 부채비율을 200%에 맞추도록 함으로써 외상거래(D/A)에 따른 부채가 위험자산으로 인정돼 수출물량을 선적하고도 수출을 못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을 정도다. "수출 의욕마저 사라지게 만든다"는게 무역인들의 하소연이다.
무역업계는 "지금이 바로 '수출만이 살 길'이라는 것을 다시 내세울 시점이다"고 입을 모은다. 그리고 무엇보다 무역인들의 기(氣)를 살리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조건호 무협 부회장은 "IMF 체제를 벗어나는데 무역흑자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입증하듯 수출의 중요성은 긴 설명이 필요없지만 정부와 국민들이 이를 간과하고 있는게 안타깝다"며 "당장 무역인들의 기를 살리는 특단의 대책이 없는 한 내년 수출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 같은 대책들이 실효를 거두려면 과거와 같은 구호만으로는 안된다"며 "전방위 수출지원과 구체적인 관심만이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고진갑기자
조영주기자
입력시간 2000/11/27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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