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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소버린 경영권 대결 사전포석

SK㈜가 22일 내놓은 지배구조개선안은 한국적 현실에서 제조업이 선택할 수 있는 사실상 최선의 투명화 노력이다. 특히 손길승 회장 등 3명의 사내이사 사퇴는 2대주주인 소버린자산운용(지분 14.99%)과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소액주주 및 중도세력의 표심을 잡기 위한 결단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SK그룹의 경영구도는 최태원 SK㈜ 회장 중심으로 급속하게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GE보다 선진형 이사회 구축”=이번 SK㈜의 지배구조개선안은 지난달 말 발표된 내용보다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선 SK㈜의 사외이사 비중은 포스코(67%), KT(60%), 삼성전자(50%) 등 국내 제조업체는 물론 미국의 GE(65%)보다 높다. SK㈜의 한 관계자는 “당초 오는 2006년부터 사외이사 비중을 70%로 확대할 방침이었으나 최 회장의 제안으로 계획을 앞당겼다”며 “이는 평소 미국 GE보다도 더 독립적이고 효율적인 이사회를 만들겠다는 최 회장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SK는 특히 `뜨거운 감자`였던 손 회장과 김창근 사장은 물론 황두열 부회장도 사퇴함에 따라 `지배구조의 환골탈태`를 적극 강조할 수 있는 명분을 마련했다. SK㈜는 또 지금까지 대표이사가 겸임하도록 한 이사회 의장을 이사회에서 선임하도록 하고 3인의 사외이사로만 감사위원회를 구성하도록 하는 정관개정안도 의결했다. 특히 소버린측 후보인 남대우 전 가스공사 사외이사를 중복 추천한 것은 SK㈜의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하고 있다. ◇SK 세대교체 가속화=손 회장 등 3명의 사내이사 사퇴로 SK㈜ 경영은 최 회장과 신헌철 신임 사장이 대표이사를 맡아 이끌게 된다. 이에 따라 SK는 손 회장 구속 이후 과도기로 도입했던 집단지도체제를 마무리, 오너인 최 회장 중심 체제를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SK그룹은 지난 98년 최종현 회장 사후 5년 이상 지속돼온 파트너십 경영체제에서 다시 오너중심 경영체제로 옮겨가는 동시에 최재원 SK텔레콤 부사장과 유정준 전무 등 최 회장 주위의 젊은 그룹이 핵심 참모역할을 하는 새 체제로 재편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SK텔레콤도 23일 이사회를 열고 손 회장의 회장직 사퇴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의 경우 정관상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자동적으로 등기이사직을 사퇴하도록 돼 있다. 다만 손 회장은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그룹 회장직은 당분간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권 표 대결 어떻게 될까=SK의 이번 발표는 소버린의 경영권 흔들기에 대한 정면돌파의 성격이 강하다. 그만큼 지배구조개선안의 내용의 획기적인 것이다. 특히 조순 전 부총리 등 거물급을 영입하는 데도 성공함에 따라 주주 표심 잡기의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SK㈜ 지분율은 최 회장과 SK계열사, 우호적 기관투자가 등을 합쳐 SK측 우호지분이 38% 가량이며 소버린은 템플턴과 헤르메스자산운용을 포함, 25% 가량의 우호지분을 확보한 상태여서 일단 SK측이 유리한 상황이다. 게다가 인적 청산 등 상당히 개선된 내용을 내놓음에 따라 다음달 12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열리는 SK㈜ 정기주총에서 SK그룹의 승리가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최형욱기자 choihu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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