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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 침체… 中 잠재력 개화 단계

■ 기업전략 中중심 재편생산 중심서 R&D·마케팅등 총괄기능 강화 최근 기업들의 글로벌 전략은 한마디로 미국ㆍ유럽 등 기존 주력시장에 맞춰졌던 무게중심을 중국으로 옮겨가는 것이다. 이 같은 전략수정에는 13억명의 인구를 가진 거대시장인 중국의 잠재력이 사실상 본격적인 개화단계에 들어갔다는 기본바탕에다 최근 미국 테러 대참사와 보복전쟁 개시로 글로벌 경제환경의 불투명성이 높아졌다는 점 등이 촉진제 역할을 하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의 푸둥 지구나 베이징ㆍ칭따오ㆍ광저우 등 주요 도시 또는 경제특구 지역을 둘러보면 최근 1~2년 사이 중국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지 피부로 느낄 수 있다"며 "세계경기가 침체되는 상황에서도 중국은 내년 7~8%대의 경제성장률을 자신할 정도로 성장엔진이 파워풀하다"고 말했다. ◆ 선택 없는 대안 중국 시장 중국은 오는 11월이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다. 또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최권을 확보했다. 여기에 대기업을 육성시키겠다는 중국 정부의 의지도 확고하다. 장쩌민 국가주석 등 중국 고위관료들은 최근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일본이나 한국과 같은 방식으로 대기업 중심의 경제발전 정책을 펼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는 중국 정부와의 이해가 맞아떨어진다면 중국에서 국내 기업의 운신폭이 상대적으로 넓어질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기업들이 왜 중국 전략을 서두르는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여기에다 기존 주력시장인 미국과 일본ㆍ유럽은 테러 대참사 이전부터 이미 세계경기 침체로 허덕여왔다는 점이 가세한다. 특히 이번 테러 사태 및 보복전쟁 개시로 침체된 세계경기의 회복시기가 최소 3~6개월 이상 지연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자국산업 보호를 위한 각종 보호 조치도 갈수록 강화될 전망이다. 침체기에 들어선 미국ㆍ유럽 등 주력시장을 대체할 유일한 탈출구는 바로 중국이라는 이야기다. ◆ 총력집중 방식으로 전환 최근 기업들의 중국 전략은 과거 해외 생산기지 또는 판매거점 등 단선적인 방식에서 한발 나아가 생산, 연구개발(R&D), 마케팅, 영업 등 모든 핵심역량을 총동원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최근 기존 사업부별 진출 전략을 폐기하고 연구개발(R&D), 영업, 마케팅 등 경영 전부문에서 중국 총괄센터의 기능을 강화시킬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삼성경제연구소와 함께 '각 산업 및 상품별 중국진출 전략'이라는 종합연구 프로젝트를 진행시키고 있다. 기업들의 중국 진출 대상 역시 고부가가치 핵심기술 및 전략제품 부문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LG화학은 이미 중국에 진출한 석유화학부문 외에 각종 산업재ㆍ정보소재부문도 진출한다는 방침 아래 조만간 현지에 총괄사업본부를 설치, 영업 및 마케팅력을 강화해나가기로 했다. ㈜효성도 현재 세계적 경쟁력으로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타이어코드지 공장을 중국에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 현지화 기반 다지기 포항제철은 최근 장자강불수강ㆍ순더포항도신강판ㆍ장자강포항강판 등 중국 내 3개 현지합작법인의 중국 주식시장 상장을 진행하고 있다. 최기영 순더포항도신강판유한공사 사장은 "중국 지방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를 이끌어내지 못하면 현지 경쟁력을 유지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중국 증시 상장을 통해 현지자금을 유치, 기업의 토착화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 금융회사와의 유대관계를 강화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6월 중국은행과 제휴, 자동차 할부금융은 물론 수출입금융과 대출예금 등 전반적인 금융업무에 대한 '업무협의의향서'를 맺었다. LG전자 역시 9월 중국은행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 투자 및 운영자금을 현지에서 조달하기로 했다. 이 같은 제휴 노력은 기업 자본을 현지화시키고 수익기반을 공유함으로써 양측이 상호보완 발전해나가기 위한 윈ㆍ윈 관계를 구축하겠다는 국내 기업들의 장기 전략이기도 하다. 이밖에 최근 LGㆍSK 등이 현지 고급인력 채용을 늘리는 등 중국 전문가들을 확보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는 것도 국내 기업들의 중국전략의 큰 틀이자 현지화 노력의 하나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기업들의 글로벌 전략에 맞춰 생산기반, 핵심기술 및 경영 노하우의 중국 유출에 따른 부메랑 효과도 걱정이지만 당장 외부자본에 대해 일정한 제약조건을 요구하는 중국 정부 및 각종 관행 등 극복과제도 많다"며 "그러나 중국 진출은 미래의 생존전략의 핵심요소 중 하나기 때문에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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