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개시를 선언한 지 8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찬반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핵실험 이후 전국의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이번 여론조사에서 한미 FTA 체결 찬반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5.8%는 ‘찬성한다’고 밝힌 반면 43.8%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응답자 가운데 ‘모르겠다’고 말한 비중도 10.4%에 달했다. 이는 한미 FTA 협상 개시가 선언된 지난 2월 이후 FTA 찬성론자들이 “설문조사 결과 찬성 여론이 80% 이상이었다”고 주장한 것과 상당한 대조를 이루는 셈이다. 당시 정부는 전경련 조사 87% 찬성, 무역협회 조사 75% 찬성, 한국갤럽조사 80% 찬성 등을 내세우며 ‘국민적 공감대’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세부적으로 30대(56.3%), 블루칼라(59.6%), 민주당 지지층(50.3%), 민주노동당 지지층(55.6%)에서 FTA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현재 우리나라의 국제화 정도가 어떤 수준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과반수(56.0%) 이상은 ‘보통이다’고 답했다. ‘낮은 수준이다’(25.3%)고 답한 사람이 ‘높은 수준이다’(17.2%)는 응답보다 다소 많았다. 한국의 국가위상에 대해서는 ‘보통이다(51.9%)’는 답변이 가장 많았으며 ‘낮은 수준이다’고 답한 사람이 28.1%, ‘높은 수준이다’가 17.4%에 달했다. 10년 뒤 우리나라의 미래에 대해서는 과반수 이상이 기대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51.5%)이 ‘좋아질 것이다’고 말했다. ‘변함이 없을 것이다’는 답변이 23.9%, ‘나빠질 것이다’는 응답이 20.7%를 차지했다. 가장 좋아하는 나라가 어디냐는 질문에 ‘유럽연합(37.4%)’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미국(18.9%) ▦동남아국가(5.8%) ▦일본(4.7%) ▦북한(3.0%) 순이었다. 가장 싫어하는 나라로는 일본(29.1%)이 가장 많았다. 북 핵실험의 영향 때문인지 북한(21.6%)이 2위를 기록했으며 미국(12.0%)이 뒤를 이었다.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외국인에 대한 느낌에 대해서는 ‘별다른 느낌이 없다(61.4%)’는 답이 가장 많았으며 ‘좋은 느낌이 든다(28.6%)’가 ‘좋지 않다(8.7%)’보다 많아 외국인에 대해 비교적 중립적이거나 호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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