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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OCSE-GBI 정성사장
입력1998-12-15 00:00:00
수정
1998.12.15 00:00:00
『국내건물의 방재·보안시스템 분야는 선진국에 비해 30년 이상 뒤쳐져 있습니다. 외관은 그럴듯하지만 이용자들의 안전에 대한 고려는 심각할만큼 뒷전이지요.』지난 89년 OCS코리아를 설립, 국내에 첨단 방재시스템을 최초로 소개한 OCSE-GBI 정성(鄭成)사장은 특히 건설·소방관련 법률에 대한 제도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OCSE-GBI사는 OCS코리아와 미국의 세계적인 방재전문업체인 GBA가 공동 설립한 소방·방재전문업체. 현대자동차·서울대병원·세브란스병원 등의 방재시스템구축에 참여했고 건립중인 두산타워의 방재시스템도 이 회사에서 구축하고 있다. 이 회사의 자랑은 미국에서 소방·방재시스템의 매뉴얼로 사용되고 있는 「NFPA」표준에 따른다는 점이다. 국내의 소방관계법 규정보다 훨씬 엄격하고 까다로운 규정을 스스로 채택하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감지기 등 소방기기 하나하나를 설치하는 것도 일일이 명문화된 법에 따라야 합니다. 예를들어 감지기를 설치하는 거리·각도까지 규정돼있습니다.』
반면 국내의 관련 법조항들은 대원칙만 정해 놓았을뿐 자세한 규정이 미비해 개인적인 판단이 개입될 여지가 많은 편이다. 더욱 큰 문제는 기껏 설치해 놓은 방재시스템의 80%이상이 평소에는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 자의적으로 가동을 중단시켜 놓은 상태다. 오작동과 운영비 부담 등이 원인이지만 이는 오랜 관습인 안전불감증의 전형적인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라는게 鄭사장의 진단이다.
이런 이유로 鄭사장이 소방업계와 관련 관청에 남긴 족적은 적지않다. 소방·방재시스템사업을 하면서 국내소방법의 잘못된 법규를 바로잡은 것만 해도 수십건에 달한다. 국내 소방업체의 사업규모가 영세하고 건물 설립과정에서도 거의 발언권을 가지지 못해온 관행때문에 덤핑과 뒷돈거래가 횡횡하던 관행속에서 담당공무원과 언쟁을 벌인 일은 유명한 일화로 남아있다.
최근 외국사에 부동산을 매각하려던 한 업체가 방재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가격을 30%나 낮춰야 했던 수모를 당한 일은 방재시스템에 대한 외국과 국내의 인식의 차이가 얼마나 큰가를 보여준 사례다. 사소하게 여겼던 일들이 국가전체의 경제적 손실로 연결된 것이다.
『몇달전 건설한지 얼마되지 않은 홍콩의 첵락콕국제공항의 시스템이 마비되어 공항기능이 상실된 적이 있습니다. 허술한 시스템체계 때문에 일어난 일로 자칫 엄청난 재앙을 불러올 수 있었던 사건이었습니다.』
鄭사장은 국내에 언제 다시 일어날지 모르는 대형 사건을 방지하기 위한 대대적인 점검과 법규개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02)558-3003 【정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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