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美, 이라크 공격/지구촌 이모저모]“무고한 피 그만“ 반전시위 격화
입력2003-03-23 00:00:00
수정
2003.03.23 00:00:00
호주인 기자
미영 연합군의 대규모 바그다드 공습으로 본격적인 민간인 피해가 우려되면서 반전시위가 한층 거세지고 있다.
개전 사흘째인 22일(현지시간) 미국ㆍ유럽의 주요 도시는 물론 아시아와 아랍권ㆍ남미ㆍ호주 등 전세계 시민들은 연합군의 이라크 공격 중단을 요구하며 시위의 강도를 높였고 이 과정에서 시위를 진압하는 경찰과의 충돌도 늘어났다.
○.미국 뉴욕과 워싱턴에서는 수십만명의 인원이 운집해 `석유 위한 유혈 반대` 등의 구호를 외치며 가두행진을 벌였다. 로스앤젤레스의 할리우드에서는 수천명의 시위대가 CNN 방송국이 있는 선셋 대로를 폐쇄한 채 `CNN:어린이는 죽고 당신은 부유해진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보이며 CNN의 친미성향 보도 태도를 성토했다.
영국 런던의 중심부 하이드파크에 운집한 10만여명의 시위대들은 `우리의 이름으로 하는 전쟁 반대` 등 각종 반전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나와 이라크 공격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최대 인원이 모인 곳은 스페인 바르셀로나. 75만명이 시위에 참여해 미국의 전쟁 강행을 적극 지지한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 스페인 총리의 사임을 요구했다.
뉴질랜드 시위대는 존 하워드 호주 총리를 겨냥해 "우리는 당신을 학살혐의로 기소한다"며 맹공했다.
세계 최대의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에서는 3,000여명의 시위대가 미국과 영국의 대사관 앞에서 `UN 사망`을 상징하는 관을 들고 반전시위를 벌였고 이집트의 카이로에서도 대학생 2만명이 미ㆍ영ㆍ이스라엘 기를 불태우고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에게 이라크 지원병력 파병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라크 아이들은 어때?(What about the Iraqichildren?)`라는 글로 국내 네티즌은 물론 전세계인을 감동시키고 있는 13세 소녀 샬럿 앨더브론 양은 이라크와는 전혀 관계없는 순수 미국인인 것으로 밝혀져 화제.
앨더브론 양의 어머니 질리언 앨더브론씨는 23일 "이라크에 가본 적도 없고 이라크 출신도 아니다"며 "이라크인의 삶을 파괴하는 비극의 가해자인 미국인으로서 이를 막기 위한 특별한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반전의 메시지를 담은 앨더브론 양의 글은 미국의 진보적 주간지 와이어탭에 실리면서 인터넷을 통해 국내에 급속히 퍼져나갔고 이 과정에서 `이라크 출신 13세 소녀의 호소문`으로 와전됐었다.
○.연합군의 대규모 공습에도 불구하고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시민들의 일상은 평소와 다름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공습 다음날인 22일 시내 곳곳의 건물들이 처참히 무너지고 연기가 피어오르는 가운데에도 시민들은 정상적으로 직장에 나가는가 하면 상점ㆍ식당도 여느 때와 같이 영업을 하고 있다.
심지어 무너진 건물 사이에서는 축구공을 차거나 자전거를 타며 노는 아이들의 모습이 목격되기도. 현재 바그다드에 남아 있는 시민들 대부분은 피란을 떠날 형편조차 안되는 가난한 사람들로 부유층들은 이미 재산을 챙겨 전쟁 시작 전이나 대규모 공급 직후 바그다드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전 발발 후 미국이 언론의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보도를 방해, 세계 여론이 조작될 가능성 있다는 비난이 현지 취재기자들 사이에 일고 있다.
독일 제1 공영방송 ARD의 풀만 기자는 이라크전에 비판적인 나라에서 온 기자들의 경우 개전 이전부터 소위 `기술적 어려움`을 통해 보도를 저지당한 것으로 여겨 격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반면 미국 기자들은 국방부와 백악관에서 직접 정보를 얻고 있으며 주요 미국 방송사들은 `일종의 미국 정부 공보처` 노릇을 하고 있다고 풀만 기자는 주장했다.
○.미국 상하원 의원들의 자녀 가운데 이번 이라크전쟁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은 단 한명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는 22일 존슨 민주당 상원의원의 아들 브룩스 존슨 하사가 의원 자녀로서는 유일하게 이라크전에 참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535명의 상하원 의원을 통틀어 자녀를 군대에 보낸 의원은 존슨 의원을 포함해 총 4명에 불과하다. 전쟁 비판론자들은 보다 많은 정치인들의 자녀가 군대에서 복무 중이었다면 이들이 이라크전쟁을 승인하는 데 좀더 신중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라크 동남부 전략 요충지인 움 카스르항(港)에 입성한 한 미군 병사가 건물옥상에 성조기를 게양하는 사진이 공개되자 이에 대한 타당성 여부를 둘러싼 논쟁이 격화되고 있다.
미국이 그동안 이라크전쟁의 성격을 `점령`이 아닌 `해방`을 위한 것으로 규정한 것과 배치되는 게 아니캑?것. 이와 관련, 토미 프랭크스 미국 중부군 총사령관은 미국 성조기를 이라크 영토에 게양한 것이 적절한지 여부는 단언할 수 없다고 구체적인 언급을 회피했다.
○.이번 이라크전쟁으로 현재까지 최소 6명의 언론인이 사망했다고 CBS뉴스가 보도했다. 2명의 미국인과 1명의 프랑스 기자는 나시리아로 향하는 도중 사망했고 2명의 영국인 기자는 남부 이라크에서 변을 당했다. 호주인 기자 1명은 북부 이라크에서 차량폭탄 테러에 의해 희생된 것으로 전해졌다.
○.파키스탄이 이달 말 개최할 예정이었던 제9회 남아시안게임을 국민정서를 고려해 무기한 연기했다. 이슬람 국가인 파키스탄에서는 이라크전쟁 발발 후 전역에서 250여회 이상의 반전시위가 발생해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으며 전역에 테러 경계령이 내려져 있는 상태다.
<최윤석기자 yoep@sed.co.kr>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