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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일제차 "한국으로 가볼까" 본격 시동
입력1999-03-17 00:00:00
수정
1999.03.17 00:00:00
일본 최대자동차업체인 도요타자동차가 일본업체로는 처음으로 국내업체와 공식 판매계약을 맺고 판매에 들어간 것은 지난 96년 2월. 3년이 흘렀고 오는 7월 1일 그동안 대일무역적자를 이유로 일제차수입을 막아왔던 수입선다변화제도가 전면해제돼 일제차가 제한없이 국내에 들여올 수 있는 길이 열린다.세계 최고수준의 경쟁력을 갖췄다는 일본자동차업체들은 지난 3년동안 한국상륙작전을 어떻게 진행하고 있으며 앞으로 3개월 후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도대체 일제차가 뭐길래 긴장해야 되나=『차체는 메이드인 코리아지만 엔진은 메이드인 재팬입니다』
70년대 후반 국내 한 자동차회사가 캐나다에 수출하면서 내세운 광고카피다. 국내 첫 독자모델인 포니가 74년말에야 개발됐고 당시 수출은 꿈도 못꾸던 시절이라곤 하지만 우리가 해외수출광고에까지 「메이드 인 재팬」을 강조할 정도로 일제차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었다.
그리고 20년이 지나 우리는 지난 97년까지 세계 5위의 생산대국을 유지해왔고 일정 정도의 기술수준도 축적해왔다. 하지만 국산과 일제차는 아직도 큰 기술격차가 존재하는게 현실이다.
일제차는 출고돼 폐차할 때까지 거의 한번도 수리공장에 들어가지 않고 수명을 다한다. 연비도 2배이상 차이가 난다. 2,000CC급 국산차는 통상 연료 1리터로 잘해야 16KM를 달리지만 배기량이 같은 일제차는 36KM를 간다는게 자동차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늦게 출발한 국산차가 당연히 감수해야될 기술적 한계지만 그 일제차가 드디어 빗장을 풀고 우리나라에 쏟아져 들어온다.
다른 외제차와 달리 일본은 거리도 가까워 수입기간도 미국이나 유럽차가 3~4개월이 걸리는데 비해 한달이면 통관까지 끝내고 서울에 도착한다. 외제차업계의 최대난점인 애프터서비스문제는 국내자동차업체수준이상으로 제공할 수도 있다. 애프터서비스맨은 아침에 서울에 출근해 저녁에 비행기로 동경으로 돌아가는 출퇴근체제를 갖출 수 있다.
◇일본업체들 준비, 어디까지 왔나=국내경제가 워낙 침체됐고 당분간 회복하기 어렵다고 판단, 본격적인 진출시기를 내년 이후로 미뤄두고 있다. 지난 96년 6월 국내에 첫 진출한 도요타자동차는 진세무역을 통해 북미산 「캄리」 한 차종만을 팔고 있다. 배기량은 2,200CC, 가격은 3,480만원.
도요타는 지난해 3월에는 TT코리아라는 자회사까지 설립, 수입 및 애프터서비스를 맡겨 본격적인 국내시장 공략준비를 갖췄지만 IMF이후 이미지 관리차원의 판촉활동에 머무르고 있다. 혼다와 미쓰비시 등 다른 자동차업체들도 아시아에서 일본 다음가는 시장인 한국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시장조사를 끝낸 상황이지만 당장 올해부터 대대적인 공략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같은 기류는 세계시장 진출시 일본자동차업체들의 최첨병 역할을 맡아왔던 도요타의 국내시장 판매실적에서 감지된다. TT코리아는 지난해까지 5백대 남짓을 팔았지만 올 들어서는 2월까지 단 2대를 파는데 그쳤다. 그것도 1월에 2대를 팔았고 2월 판매는 전무하다. 3월들어서는 17일 현재 3대를 판 것으로 나타나 올 전체 판매실적은 5대에 불과하다.
TT코리아 김종철(金鍾喆)이사는 이와관련 『수입선 다변화제도가 7월부터 완전히 해제되더라도 일본업체들의 급격한 공략은 없을 것』이라며 『도요타의 경우도 올해안에 일본산 일제차를 들여올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일제차가 경쟁력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국내시장전망이 아직은 불투명하다는 판단을 일본 본사에서 내리고 있다는 얘기다.
경계령을 풀지 않고 있는 국내업체들과 일제차 입성을 기대하는 외제차업체들=국내업체들은 하지만 일제차에 대해 경계령을 늦추지 않고 있다. 시기의 문제지 일단 일제차가 본격적으로 유입될 경우 「일제」라는 부정적인 인식만 없앨 경우 「마일드 세븐」과 같은 타격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우려는 대우경제연구소 97년 12월에 발표한 「수입선다변화에 따른 영향」이라는 보고서에 잘 담겨 있다. 이 보고서는 『국내내수시장에서 외제차점유율은 98년 0.5%에 머물겠지만 99년에는 2.0%, 2000년 4.0%, 2002년 8.0, 2005년 11.0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보고서는 특히 『이중 일본차점유율은 99년 15%, 2000년 40%, 2002년 50%, 2005년 60%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과 유럽수입업체들이 일본차의 국내시장 입성을 환영하는 기색이 역력한 것도 이런 까닭이다. 일제차가 들어올 경우 외제차시장을 전체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독일 폴크스바겐과 아우디 수입업체인 효성물산 金홍민씨는 『동반상승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게 외제차종사자들의 일치된 분석』이라고 설명했다. 【정승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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