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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 2년만에 우승 '화려한 부활'
입력2006-06-12 09:20:25
수정
2006.06.12 09:20:25
박세리, 2년만에 우승 '화려한 부활'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잊혀졌던 골프여왕' 박세리(29.CJ)가 2년여에 걸친 깊은 슬럼프를 메이저대회 왕관으로 털어냈다.
박세리는 1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하브드그레이스의 불록골프장(파72.6천596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두번째 메이저대회인맥도널드LPGA챔피언십 최종일 카리 웹(호주)을 연장 접전에서 제치고 우승컵을 품에안았다.
박세리는 최종 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쳐 4라운드 합계 8언더파 280타로 웹과 공동선두로 정규 경기를 마친 뒤 18번홀(파4)에서 치러진 연장 첫번째 홀에서 이글성 버디로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지난 2004년 5월 미켈롭 울트라오픈 우승 이후 까닭모를 슬럼프에 빠져 들어 컷오프와 하위권 추락을 번갈아 '주말골퍼보다 못하다'는 눈총을 받아왔던 박세리는이로써 화려한 부활의 나래를 폈다.
더구나 부활의 무대가 바로 LPGA투어에서 첫 우승을 올렸던 맥도널드LPGA챔피언십이라 감동은 더했다.
22승을 올린 이후 2년의 세월이 흐른 뒤 23번째 우승컵을 거머쥔 박세리는 메이저 우승컵도 5개로 늘렸다.
또 5개의 메이저대회 우승컵 가운데 맥도널드LPGA챔피언십에서만 1998년, 2002년에 이어 3개를 차지해 남다른 인연을 과시했다.
박세리의 우승으로 올들어 열린 14차례 대회에서 한국 선수 우승 회수는 꼭 절반인 7차례로 늘어났고 코닝클래식부터 3개 대회 연속 우승의 기록도 세웠다.
올들어 상금 수령액이 10만3천달러에 그쳤던 박세리는 우승 상금 27만달러를 받아 상금랭킹 8위로 도약했다.
박세리는 "재기해서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세리의 부활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한편의 드라마와 다르지 않았다.
선두 미야자토 아이(일본)와 팻 허스트(미국)에 2타 뒤진 공동 6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박세리는 9번홀까지는 버디 3개에 보기 2개를 곁들이며 그저 선두권을 지키는데 그쳤다.
그러나 11번홀(파5) 버디로 웹, 그리고 김미현(29.KTF)와 함께 공동선두에 나서면서 본격적으로 우승 각축전에 뛰어든 박세리는 12번홀(파3)에서 무려 20m 짜리먼거리 버디 퍼트를 홀에 떨구며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갈길은 멀었고 1타차 2위 그룹에 포진한 추격자는 너무 많았다.
게다가 13번홀(파4)에서 티샷이 러프로 밀린 박세리는 1타를 잃었고 앞서 경기를 펼치던 웹이 15번홀(파5)에서 버디를 뽑아내 오히려 1타차 공동 2위로 밀려났다.
15번홀(파5)에서 1타를 줄여 다시 공동선두로 복귀한 박세리는 16번홀(파4)에서1.5m 버디 퍼트를 집어넣으며 1타차 단독 선두를 되찾았다.
이미 웹이 8언더파 280타로 경기를 마친 상황에서 1타차 선두로 18번홀(파4) 공략에 나선 박세리는 그만 3퍼트 보기로 승부를 연장으로 넘기고 말았다.
하지만 연장 승부는 부활의 무대를 더 짜릿하게 만든 각본과도 같았다.
티샷을 3번 우드로 때려 홀까지 201야드나 남긴 박세리는 4번 하이브리드아이언으로 두번째 샷을 때렸고 볼은 깃대에서 한 뼘거리에 멈추는 완벽한 버디 찬스를 만들었다.
이 샷을 날린 뒤 우승을 확신한 듯 박세리는 두팔을 번쩍 지켜든 뒤 허공을 향해 어퍼컷을 날리더니 캐디와 포옹을 나눴다.
웹의 6m 버디 퍼트가 홀을 한참 비켜가자 박세리는 마크를 치우고 볼을 내려놓은 뒤 톡 쳐서 쉽게 넣는 '탭인(Tap in) 버디'로 우승을 확정지었다.
지난 4월 니비스코챔피언십에서 마지막홀 극적 이글로 재기에 성공한 웹은 "내가 우승했을 때 박세리가 나를 껴안아주면서 '다음에는 내 차례'라고 말했다"고 소개하면서 "너무나 완벽한 샷이었다"고 패배의 아픔보다 박세리에 대한 축하에 바빴다.
박세리에 앞서 부활의 노래를 불렀던 '영원한 동반자'이자 '라이벌' 김미현(29.KTF)가 박세리에 1타 뒤진 7언더파 281타로 미야자토와 함께 공동3위에 올랐고 '천만달러의 소녀' 위성미(17.나이키골프), 안시현(22)이 공동 5위(6언더파 282타)를차지했다.
또 임성아(22.농협한삼인)와 김영(25.신세계)이 5언더파 283타로 공동 9위에 올라 한국 선수 6명이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대회 4연패에 도전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4타를 줄이면서 추격전을 펼쳤지만 합계 5언더파 283타로 공동 9위에 머물렀다.
입력시간 : 2006/06/12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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