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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대통령 방미 이모저모] “美 이제 마음으로 호감”

노무현대통령은 뉴욕에서의 2박3일 경제외교 일정을 마치고 13일 (현지시간) 워싱턴에 도착해 2박3일 일정의 정치외교를 시작했다. 노 대통령은 숙소인 백악관 영빈관에 여장을 푼 뒤 무려 9개의 공식일정을 소화해냈다. ○…윈-윈 노사모델 정립할 것 노대통령은 미 상공회의소와 한미재계회의가 공동으로 마련한 오찬에 참석해 “이제는 그동안 축적해 온 경험을 가지고 윈-윈 의 새로운 노사협력 모델을 만들어가고자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법과 제도, 관행뿐 아니라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근로자의 권리, 의무까지 국제적인 기준에 맞춰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노 대통령은 "저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상태에서 대통령에 당선됐다"며 "불안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미국에도 많고 한국에도 많은데 질문하면 자세하게 답변하겠다"고 버릇처럼 애드립(원고외 발언)을 추가하면서 `노무현 바로 알리기`를 잊지 않았다. 또 한국의 동북아 경제중심 비전을 소개하고 “이는 특히 동북아와 태평양경제권으로 연결돼 있는 미국에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세일즈` 외교에도 정성을 쏟았다. ○…뉴욕증권거래소는 대단한 곳 토머스 도노휴 미 상공회의소 회장이 미국에 대한 첫 인상을 묻자 노 대통령은"뉴욕에 도착해 서울에서 볼 수 없었던 것을 많이 볼 수 있겠구나 했으나 대부분 서울과 비슷해 기대가 깨졌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뉴욕증권시장에 가보고 눈에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엄청난 것이 있구나 생각했다"며 첫 방미에 대한 느낌을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언뜻 엄청난 부자는 친절하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으나 내가 만난 부자들은 친절했다”면서 “어제 만난 경제 지도자들은 내가 열심히 얘기하니 마음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특히 “제가 미국에 올 때는 (미국에 대해) 머리로 호감을 가졌으나 와서 이틀이 지나며 마음으로 호감을 갖게 됐다”고 말하기도 하는 등 거듭 미국측 인사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소감을 밝혔다. ○…거물급 인사 대거 참석 이날 오찬에는 토머스 도노휴 미 상의 회장을 비롯해 모리스 그린버그 한미재계회의 AIG회장, 조석래 효성그룹회장등 양국 경제계 인사와 상공인들 3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저녁에 열린 우드로 윌슨 센터,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공동 주최 만찬 간담회에는 샘넌 CSIS회장(전 상원 외교위원장)과 존 햄리 CSIS 연구소장외에 헨리 키신저 및 메들린 울브라이트 전 국무장관, 윌리엄 코언 전 국방장관, 사무엘 버거 전 백악관 안보보좌관등 저명한 국제문제 전문가들이 대거 참석했다. ○울브라이트 노대통령과 귀엣말 만찬에 참석한 셀리그 해리슨 교수는 자신의 저서인 `코리안 엔드게임`의 한국어 번역본을 노 대통령에게 선물해 관심을 모았다. 또 클린턴 정부에서 국무장관으로 근무하면서 평양을 방문한 것으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울브라이트 전 장관은 노 대통령을 만나자 “따로 하고 싶은 말이 많다”며 간단하게 인사말만 나눴다. 그러나 만찬이 시작되고나서 울브라이트 전장관은 노 대통령의 바로 왼쪽 좌석에 앉아 3분여동안 귀엣말을 진지하게 나누는 모습이 포착됐다. 울브라이트는 이날 노대통령에게 북핵문제의 해법에 대해 `한 수`훈수를 두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알링턴 국립묘지 참배 노 대통령은 21발의 예포와 함께 현충문을 통과한 뒤 무명용사탑 동편 입구에 도착, 제임스 잭슨 미 워싱턴관구 사령관 내외와 리언 라포트 한미연합군사령관내외의 영접을 받았다. 노 대통령은 이어 군악대의 애국가와 미국 국가 연주가 끝난 뒤 무명용사탑에 헌화하고 군악대의 진혼곡 연주 속에 전몰용사의 명복을 비는 묵념을 올렸다. 방문에는 윤영관 외교장관, 한승주 대사, 라종일 청와대 국가안보보좌관, 김종환 합참의장, 토머스 허바드 주한 미대사 등이 수행했다. ○…한국전 참전기념비 방문 및 참전용사 간담회 노 대통령은 한국전참전기념비 공원을 방문, 예비역 소장인 넬스 러닝 한국전 50주년 기념사업단장의 영접을 받고 헌화, 묵념하면서 한미혈맹 관계의 의미를 되새기고, 전몰용사들의 넋을 추모했다. 노 대통령은 숙소인 영빈관에서 레이먼드 데이비스 예비역 대장 등 한국전참전용사 3명과 존 베시, 존 틸럴리 예비역 대장 등 7명의 전 주한미군사령관, 넬스 러닝 한국전참전 기념사업단장 등 모두 11명과 간담회를 가졌다. 당초 30분간 예정됐던 간담회는 진지한 대화 분위기 속에 문답까지 이어져 50분간으로 길어졌다. 틸럴리 예비역 대장은 “한미동맹은 세계 모든 동맹의 모범으로, 미래에도 계속돼야 하며 특히 한국이 동북아 중심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협조와 우호의 바탕에서 더욱 키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한반도 통일 전망에 대한 질문에 “통일은 반드시 된다고 여기지만 너무 서두르면 오히려 늦어질 수 있어 평화 기반을 다지고 대화를 지속해 나가는 기조를 유지한다면 통일은 조급하지 않게 다가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링컨기념관 방문 노대통령은 13일 오후 권양숙여사와 함께 평소 존경하는 링컨대통령의 기념관을 방문해 기념물들을 감상했다. 노 대통령은 기념관을 오르는 계단을 올라온 뒤 링컨상을 유심히 바라보며 감회에 젖었다. 노 대통령은 기념관 관리인에게 “이곳에 링컨 대통령의 연설문이 있다고 하던데”라고 묻고 관리인이 오른쪽 변면을 가리키며 “두번째 취임사(게티스버그 연설문)”라고 대답하자 “두번째 취임사 연설문이 가장 감명깊었던 것”이라고 말하며 잠시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권여사 로라 부시 만나 권여사는 한승주 주미대사 부인과 함께 백악관을 방문해 로라 부시 여사와 환담을 나눴다. 로라 여사는 링컨 침실, 노예해방선언 당시 사용된 내각회의실, 링컨 집무실을 비롯해 링컨이 친필로 쓴 `노예해방 선언서`등을 꼼꼼하게 소개하며 노 대통령과 링컨 대통령의 공통점에 대한 호의와 관심을 표명했다. 권 여사와 로라 여사는 헤어짐이 아쉬운 듯 “앞으로 좋은 친구로 지내자”는 약속과 함께 헤어졌다. ○…동포간담회 노 대통령은 동포간담회에서 즉석 연설을 통해 자신의 미국관을 설명하며 거듭 불안감 씻기에 주력했다. 노 대통령은 “촛불시위에 참석한 젊은이들이 겪은 일들을 잘 이해하지만 그런 일로 미국을 비난해서 여러분이 불안해 하지 않도록 돌아가서 각별히 잘 설득하겠다”고 약속했다. 재외동포법 입법문제와 관련, 노 대통령은 "오랜 시간 보내지 않고 빨리 국민에게 제기해 동의를 받고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강조, 큰 박수를 받았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영근 워싱턴 한인연합회장 등 재미동포 800명과 수행경제인, 금융인 등 모두 1,00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노사모)` 회원들이 대거 참석, 노란손수건을 흔들면서 `노무현`을 연호, 마치 선거 연설장을 연상케 했다. 노 대통령은 “걱정을 한보따리 가지고 왔으나 오늘까지 잘 풀리는 것 같다”며 “내일 가장 중요한 정상회담이 남아있지만 지금까진 성공적”이라고 자평했다. ○…취재열기 후끈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워싱턴 하이야트 호텔 2층에 마련된 프레스센터는 내외신 기자들의 취재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대부분의 기자들은 브리핑을 듣고 기사를 작성하느라 저녁을 굶고 자리를 지키는등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청와대는 결식(?)기자들을 위해 김밥과 햇반, 김치, 참치통조림, 생선회등을 제공해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워싱턴(미국)=박동석기자 everes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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