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은 콜금리 인상 '재시동' 배경은
입력2006-06-08 10:37:59
수정
2006.06.08 10:37:59
저금리 부작용-하반기 물가불안 등 선제적 대응…하반기 경기에 '찬물' 우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8일 콜금리 인상 엔진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지난해 10월과 12월에 이어 올 2월에 콜금리를 인상한 뒤 움직임이 없던 금통위가 4개월만에 전격적으로 콜금리를 인상한 것은 더 늦출 경우 올해 안에는 인상 기회를 잡기 힘들 것이라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들어서도 부동산시장의 불안이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물가 불안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필요성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최근 각종 경제지표가 하락곡선을 그리며 '더블딥(double-dip)' 우려가커지고 있어 이번 콜금리 인상이 자칫 향후 경기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점은 금통위원들로서도 상당한 부담이 될 전망이다.
◇ '이번이 마지막 기회'..선거후 선제적 대응
5.31 지방선거는 명목상 콜금리 조정의 변수가 아니지만 실제로는 최근 4개월간의 동결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쳤다. 선거를 앞두고 콜금리를 인상할 경우 경기에 미칠 영향이 정부와 여당에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이제 선거가 끝나 운신의 폭이 넓어진 금통위가 이날 콜금리를 인상함으로써 재빨리 선제적인 통화정책을 구사했다는 해석이 가능한 셈이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가 여당의 참패로 끝나면서 경제정책의 일관성이 흔들릴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 정책당국으로서는 발빠르고 강력한 '억지력'을 과시할 필요성이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정부의 잇단 대책을 비웃기라도 하듯 부동산시장의 불안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으면서 최근의 저금리 기조에 대한 반발이 심화되고 있는 것도 이날 콜금리 인상의 배경이 됐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올들어 열린 금통위에서는 부동산시장 불안에 대한 언급이 계속 등장해지금까지 '무위'로 일관한 데 대한 내부 비판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물가안정을 최고 목표로 삼는 한은으로서는 선거 이후 우려되는 물가불안 우려에 한발 앞서 대응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부담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밖에도 지난 5월 콜금리 동결의 명분이 됐던 환율 급락세가 최근 일시 중단됐다는 점도 콜금리 전격 인상의 요인이 된 것으로 풀이됐다.
◇ 美 금리정책도 영향
최근 미국 통화당국의 잇단 콜금리 인상과 이에 따른 한미간 금리격차도 한은금통위에 상당한 부담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금통위가 콜금리를 동결하고 이달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콜금리를 또다시 인상할 경우 양국간 콜금리 운용목표 격차가 1.25%포인트로 벌어지면서 적정수준(1%포인트)을 넘어서게 되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시장금리까지 역전되면서 한국시장에서 자본유출 가능성까지 제기될수 있어 경기비관론자들은 경기가 악화되기 전에 금리를 인상해야 향후 통화정책의 여유가 생길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실제로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경제가 인플레이션 심화라는 반갑지 않은 상황을 맞고 있다"며 콜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력 시사했다.
아울러 '역시 한은 금통위의 과감한 결단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지적과 함께 무려 16차례나 연속으로 금리인상을 단행하며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준 미국 통화당국과 비교당하는 처지를 무시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 하락하는 경기지표는 부담
그러나 이번 콜금리 인상이 가뜩이나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국내 경기에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미국과는 달리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콜금리를 인상함으로써 가뜩이나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경기에 추가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부담이다.
실제로 통계청의 소비자기대지수, 경기종합지수 선행지수와 한은의 기업경기실사지수 등 최근 발표되는 선행지표들이 일제히 하락곡선을 그리면서 하반기 경가하강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또 원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세도 좀처럼 꺾이지 않는 등 우리 경제를 둘러싼 제반 여건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번 콜금리 인상이 자칫또 다른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원.달러 환율이 최근 비교적 안정세를 나타내고 있으나 글로벌 달러화약세 분위기가 여전히 지배적인 가운데 콜금리 인상은 원화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수있어 수출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