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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부 첫 국민경제자문회의 열려
입력2003-06-11 00:00:00
수정
2003.06.11 00:00:00
박동석 기자
참여 정부들어 처음으로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에 참석한 원로 경제인들은 정부의 경제운용에 뭔가 중대한 문제가 있다는 점을 있는 그대로 들춰냈다.
과거 경제정책 필드의 베테랑들은 새 정부의 경제운용시스템이 썩 마음에 안드는 표정이었다. 여기에 대해서는 쓴 소리가 집중됐다. 원로들은 또 두산중공업-철도청- 물류대란을 낳았던 화물연대 파업-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도입 논란으로 이어지는 노동 실책에 대해서도 회초리 드는 것을 주저하지않았다.
◇경제 부총리에 힘실리나 = 원로들은 정부가 경제운용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강조했다.
나웅배 스페코고문(전 경제부총리)는 “경제가 어렵다고 하지만 경제가 어려워도 단기적 대응 보다는 기업과 금융의 구조조정을 하는 방향으로 경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며 호흡이 긴 정책집행을 주문했다. 나 고문은 특히 “정책조율 과정이 불분명해 보일 때가 있으므로 경제부총리 중심의 경제정책 프로세스를 만들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공일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의 지적은 더욱 노골적이다.
사 이사장은 “새 정부의 정책 조율 과정이 불분명하다”며 “정부 정책의 조정이 가능하도록 정부 조직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충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원장과 김대환 인하대 교수 역시 개방형 경제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경제운용시스템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했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이 보인 반응은 미온적인 것으로 나타나 정책결정시스템이 어떻게 변해갈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노 대통령은 경제정책조정기구 개선 요구에 대해 “(경제정책결정)프로세스와 일관성에 대해 부총리 중심으로 하려 한다”면서도 “한은, 금감위, 공정위등 정부 각 기관의 독자성도 충분히 존중돼야 하므로 부총리가 일관성있게 끌어가는 새 시스템 정착에는 2~3년정도 걸릴 것”이라고 대답했다.
압축하면 장기적으로는 부총리에게 힘을 실어주겠지만 당장은 힘들다는 설명이다.
◇노동정책 원칙대로 해라 = 나 고문은 위축된 기업들의 투자 의욕을 부추기기 위해서는 당장 쓰기 편한 세제감면등 곶감을 주기보다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 고문은 특히 “이를 위해서는 노사 안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노사안정은 법과 질서의 테두리 내에서 이루도록 정부가 명확한 기준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질책했다. 노사편향의 정부의 노동정책을 우회적으로 탓하는 조언도 있었다. 사 이사장은 “노사문제가 났을 때 정부가 조기에 개입해서 해결하지 말라”며 정부의 인내를 주문했다. 사 이사장의 지적은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준 새 정부의 노동정책을 간접적으로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화끈한 경기부양 절대 금물 = 김병주 서강대 교수는 “정부가 경기에 대해 위기의식을 더 가질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화끈한 조치를 취하려 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박철 한국은행 총재고문은 “현재의 거시경제 스탠스는 경기회복을 할 수 있는 적당한 상태”라며 경제팀의 경제운용기조를 평가한 뒤 “단기적인 부양을 하려 해서는 안된다”고 못박았다. 일본식 거품 붕괴를 경계하는 소리도 나왔다. 이헌재 전 재정경제부 장관은 “정부가 해야 될 일 중 하나는 경제가 개방돼서 기업들의 초과이익이 나기 힘든 상황인 반면 어떤 분야에서는 버블이 발생할 가능성이 많다는 것을 정확히 인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장관은 이에 따라 “정부는 버블이 발생하지 않도록 상시감시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주문했다.
◇교육개혁도 중요 = 김종인 대한발전전략연구원 이사장(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일본의 경우 경제정책의 방향 전환이 필요할 때 구조적, 정치적 단안을 못내려 경기회복에 애를 먹고 있다”고 지적하고 대통령이 운용 방향을 트는 단안을 내려 경제를 끌고 가야한다”고 노대통령의 리더십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전 장관은 “정부는 경제의 장기성장을 위해 서민들의 주거안정과 기회균등을 위한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하고 이를 위해 “교육개혁이 매우 중요하다”며 노 대통령이 교육개혁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박동석기자 everes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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