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유럽 휴대폰 시장이 침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국내 휴대폰 업체들만 이 지역에서 돋보이는 실적을 올리고 있어 주목된다. 29일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 1ㆍ4분기 서유럽시장 휴대폰 판매량은 3,590만대로 전 분기에 비해 16.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서유럽 지역에서 성장세가 꺾인 것은 지난 2001년 이후 처음으로, 이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고유가 등의 영향으로 시장 수요가 급격히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러한 경기 침체 속에서 서유럽 시장점유율을 점차 높여나가고 있다. 지난 1ㆍ4분기 삼성전자의 서유럽시장점유율은 21.1%(860만대)로 직전 분기에 비해 2.6% 증가했으며, LG전자도 5.4%(220만대)로 0.1% 가량 늘어났다. 이는 노키아 소니에릭슨 등 유럽 지역이 텃밭인 업체들의 점유율이 각각 17.4%(직전 분기 25.5%)와 6.2%로 줄어든 것과는 대조적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이 같은 약진은 보급형 제품에서 프리미엄 모델까지 세분화 된 라인업으로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브랜드 인지도를 앞세워 파이를 키워나갔기 때문에 가능했다. 소울, 아르마니폰, 아디다스폰 등 슬라이드폰과 터치폰을 앞세웠던 삼성전자는 이날 슬림하고 미니멀한 디자인의 프리미엄 바타입 휴대폰 ‘소울비’를 출시하며 바타입 휴대폰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 노키아가 강력한 시장지배력을 보이고 있는 바타입 제품은 유럽 지역에서 54%로 가장 선호도가 높다. 삼성전자의 소울비는 9.9mm 슬림한 디자인에 글로벌 전략폰 소울의 사용자메뉴(UI)를 채택했다. LG전자도 최근 초콜릿폰, 샤인폰의 후속작인 블랙라벨3 ‘시크릿폰’을 유럽 시장에 선보이며 터치스크린 열풍을 이어간다는 전략을 세웠다. LG전자는 뷰티폰, 시크릿폰 등 3세대(3G) 터치폰을 앞세워 올해 안에 두 자릿수의 점유율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캐롤리나 밀라네시 가트너 휴대폰 조사 담당자는 “경기침체와 고유가 문제로 성숙된 유럽 시장 소비자들이 휴대폰을 교체하는 것을 미루고 있다”며 “유럽 이동통신사들이 약정판매를 통해 프리미엄 휴대폰 판매를 촉진하는 전략도 교체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