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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몰린 ‘盧의 師父’
입력2004-02-26 00:00:00
수정
2004.02.26 00:00:00
박정철 기자
25일 검찰이 발표한 열린우리당 김원기 최고상임고문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건은 여권의 권력지형, 총선 전략에 큰 변화를 몰고 올 수 있는 중대 변수이다.김 고문은 사실상 여권의 2인자로 평가 받는 최고 실세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 사부`로 불리는 그는 우리당 창당을 주도했고, 정동영 의장 체제 직전 당 의장을 맡았던 인물이다.
4일 노 대통령이 김 고문을 대통령 정치 특보로 임명하면서 “수시로 (나를) 면담해 말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배려할 만큼 대통령의 신임이 두텁다. 김 고문은 불법 대선자금 사건으로 구속된 정대철 이상수 의원 등 여권내 신주류 좌장으로, 총선에선 전북 정읍에 출마해 여권 호남 공략의 선봉장 역할을 맡게 돼 있다.
이런 그의 위상을 감안할 때 불법 자금 수수가 사실로 확인되면 우리당을 비롯한 여권이 입을 상처는 다른 어느 사건 때보다도 클 수 밖에 없다. 정치적으로는 여권내 원로ㆍ중진 그룹의 세(勢)가 급속히 위축되면서 정 의장을 중심으로 한 소장 신주류의 발언권이 상대적으로 커질 개연성도 충분하다. 호남, 특히 전북 선거에도 좋지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우리당은 이번 사건의 파장을 의식한 듯, “사실 관계가 드러나지 않은 만큼 좀 더 지켜보자”며 말을 아꼈다. 장영달 의원은 “아직 실체가 밝혀진 것이 아니지 않느냐”며 언급을 피했다.
일각에선 “노 대통령의 경선자금 발언과 맞물려 불법 정치자금 공세에 시달려온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공세가 더 거세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일부 의원들은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정치개혁을 위해 원칙대로 처리해야 한다”며 강경론을 펴기도 했다.
지역구에 머물고 있는 김 고문은 “당시 중앙당이 전국 지구당별로 격려금을 배정해 나와 몇 사람이 나눠 각 시ㆍ도 지부에 전달했을 뿐”이라며 “그러나 그 돈이 당에 어떻게 들어왔는지, 어떤 돈인지 등 자세한 것은 전혀 모른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그쪽(서해종건)에서 돈을 받은 일이 없고, 그 쪽과는 전혀 상관도 없다”면서 “내 후원회에도 물어보니 거기 돈은 들어온 게 없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박정철 기자 parkj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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