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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철강제품 수입 급증에 IT·車등 수출부진도 '한몫'

"선진국 경기침체로 내년 상반기 더 어려울것"


지난 8월 무역수지가 큰 규모의 적자를 보인 것은 원유ㆍ석유제품ㆍ철강제품 수입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자동차 3사의 부분파업에 따른 수출차질도 적자폭을 키우는 데 일조했다. 8월 중 원유 수입액은 92억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90% 증가했다. 석유제품 역시 22억달러로 121% 늘었고 천연가스도 17억달러로 54% 증가했다. 여기에 국내 조선산업 호황으로 철강판(143%), 철근(117%) 수입이 급증했다. 이처럼 수입이 급증하는 가운데 수출은 전통적인 효자 종목인 선박(147%), 석유제품(99%), 철강제품(36%)이 선전했지만 강세 종목인 ITㆍ자동차 등이 부진해 적자폭 확대에 일조했다. 컴퓨터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7.5% 줄었으며 반도체 12.9%, 가전도 14.1% 각각 감소했다. 자동차 역시 17.1% 줄었다. 반도체는 최대 현물시장인 중국의 수요감소가 D램 가격 하락을 촉발하면서 D램 및 낸드플래시 수출이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컴퓨터는 데스크톱 PC와 모니터의 수출감소가 지속되는 가운데 프린터,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등도 수출감소세로 전환한 것이 수출부진의 이유가 됐다. 자동차는 3사의 부분파업, 해외생산 확대에 따른 현지공급 확대 등이 원인이다. ◇올 하반기 전망=지식경제부는 최근 국제유가가 크게 하락하고 있지만 원유도입은 장기계약(62%)이 많고 장기계약의 경우 도입단가가 선적시점의 유가를 바로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직전월 평균가격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도입단가가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즉 두바이유 기준 월평균 국제유가는 7월 배럴당 130달러에서 8월 113달러로 급락했지만 원유도입단가는 직전월 평균가격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7월 131달러에서 8월 127달러로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연말로 갈수록 유가가 하락하면 도입단가에도 반영되면서 월간 무역수지 흑자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지경부 분석이다. 그러나 유가하락이 무작정 좋은 것만은 아니다. 우리의 주요 수출 대상국인 자원부국의 경기침체를 초래해 수출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 또한 최근의 환율상승이 수출확대 효과는 작은 반면 수입단가 상승을 불러와 수입규모를 더욱 키울 수도 있다. 선진국부터 시작된 글로벌 경기침체 역시 우리 수출에는 악재다. ◇내년 상반기, 더 어려워질 전망=지역별 8월 수출동향을 보면 중남미(전년동기 대비 87.2% 증가), 아세안 (45.7%), 중동(41.2%), 중국(32.9%)으로의 수출이 크게 늘었다. 선진국 수출도 유럽연합(EU) 20.6%, 미국ㆍ일본이 각각 16.3%로 두자릿수 증가했지만 개도국 수출 증가세에는 못 미친다. 문제는 현재의 선진국 경기침체가 이들 개도국의 수출부진ㆍ경기악화로 이어지면서 내년 상반기 우리 수출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점이다. 정재훈 지경부 무역정책관은 “현재 우리나라의 수출은 33%가 선진국, 67%가 개도국”이라며 “선진국의 경기후퇴가 후진국에 영향을 미치면서 내년 상반기 우리 수출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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