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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균형발전 대책’ 무얼 담았나] “자금지원 선택-집중” 불균형 해소
입력2003-02-12 00:00:00
수정
2003.02.12 00:00:00
권홍우 기자
정부가 추진중인 지역균형발전 대책은 `선택과 집중`으로 압축할 수 있다. 특히 지금까지의 지방에 대한 자금배분에서 벗어나 차등지원을 통해 궁극적으로 균형발전을 이루겠다는 점이 주목된다.
또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의 규모를 2,600억원에서 10조원 이상으로 늘린다는 점 역시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예산처는 이 정도의 자금이면 본격적인 지역균형발전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기대가 큰 만큼 극복해나갈 과제도 많다. 특별회계의 조성과 정부 부처간 업무조정, 국회 인준, 지방자치단체와의 업무조율 등이 숙제다.
그러나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 역대 정권에서 추진했으나 기득권층의 반발에 막혀 이루지 못한 숙제를 노무현 당선자의 개혁의지를 업고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 특별회계 어떻게 쓰이나
현행 중앙정부의 지방재정 보조는 국세에서 일률적으로 떼거나 각 부처에서 각종 명목으로 지역에 `안배`하고 지방정부는 이 돈을 다시 기초단체에 나눠주고 있다.
자금을 한데 모으는 특별회계가 도입되면 발전이 더디거나 유망한 사업을 제시하는 지방에 자금이 집중지원하는 방식을 혼용할 수 있다.
그 다음부터는 지방에 일임된다. 다만 지방정부도 `선택과 집중`을 요구받을 것으로 보인다. 예산을 충분히 줬는데도 사업성과가 신통치 않을 경우 더 이상의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 10조원, 어떻게 조성하나
새로 세원을 만들고 국민부담을 늘려 지방에 줄 돈을 새롭게 10조원 마련한다는 뜻이 아니다. 산발적이고 방만하게 운영되던 자금을 한데 모으려면 지금까지 자금을 집행해온 정부 각 부처의 이해조정이 필요하다.
특별회계에 포함될 자금은 지방재정조정제도에 들어 있는 50조원이 1차대상이다. 이 가운데 행정자치부가 국세에서 13~15%를 떼내 지방에 주는 교부금 약30조원은 제외된다.
다만 교부금 가운데 포함된 약1조3,000억원의 특별교부금은 특별회계의 대상이다.
남은 것은 9조원 규모의 양여금과 11조원을 약간 넘는 보조금이다. 전부 합치면 22조원을 넘는 규모다. 여기서 정부 각 부처의 일반회계예산에 포함돼 주머니를 옮기기 힘든 보조금에서 가져올 자금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특별교부금과 양여금을 주로 삼고 보조금에서 일부, 내년 예산책정시 정부 일반회계에서 일부를 가져오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다. 이원섭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 4조원, 장기적으로는 20조원까지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부처간 이해조정 난항 예고
그러나 정부의 각 부처가 쉽사리 자기주머니를 내줄지는 의문이다.
특히 행자부의 반발이 예상된다. 재경부와 기획예산처는 행자부장관이 지방에 내주는 특별교부금만큼은 특별회계에 반드시 포함시킨다는 계획인 반면 행자부는 `이 자금마저도 없으면 지방자치단체가 행자부의 말을 듣지 않는다`며 절대로 놓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 각부처에서 가져올 자금이 약60여개 예산항목에 분포돼 있다는 사실은 의견을 모으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노 당선자가 언급한 행정조직 개편을 둘러싼 부처간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행자부의 지방재정국이 어디로 가느냐가 관건이다.
▶ 국회통과도 숙제
법률안의 국회통과가 쉽지는 않다. 지난해 의원입법의 형식으로 국회에 올라간 지역균형발전특별법 역시 아직 계류중이다.
비수도권지역에 대한 집중지원을 반대하는 수도권 출신 의원들의 반대도 있고 정부 각 부처의 입장을 대변하려는 의원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각 지방정부도 예산이 새롭게 증액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다른 지방정부와 성과가 비교될 수 있는 법안의 통과를 꺼릴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이 법안의 입법을 추진했던 재경부 관계자는 "기존의 방식대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제도에 안주하자는 의식이 도처에서 반발로 나타났었다"고 상기시켰다.
지역균형발전특별법 제정을 위한 현재 단계는 입안수준이다. 인수위와 재경부가 논의한 사안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마련이 예산처에 넘어간 상태다. 초기 단계에서부터 주목받는 것은 어느 때보다 환경이 무르익고 있기 때문이다.
당선자의 지방분권 의지가 강력하고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일반국민의 공감대도 넓혀진 상황이어서 법률 마련과 특별회계 통합 작업이 더욱 탄력을 얻고 있다.
<권홍우기자 hong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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