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심성 재산세인하 제동

행자부, 선거앞두고 '지자체 탄력세율제' 재검토

선심성 재산세인하 제동

행자부, 선거앞두고 '지자체 탄력세율제' 재검토

김성수 기자 [e-mail]

정부가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선심성 재산세 인하를 막기 위해 재산세 탄력세율 제도를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이럴 경우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인상 또는 인하할 수 있는 탄력세율의 범위가 줄어들거나, 재정능력에 따라 탄력세율을 적용할 수 있는 지자체가 제한될 전망이다.

행정자치부는 오는 5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 강남구를 비롯한 일부 지자체의 재산세 인하 움직임과 관련해 "세금을 깎아 주려는 것일 뿐 탄력세율을 적용할 명분이 없으며 오히려 지방재정의 약화를 초래해 서민들만 불이익을 받게 된다"며 7일 이같이 밝혔다.

행자부는 또 선심성으로 재산세를 인하하는 지자체에 대해 부동산교부세(종합부동산세를 재원으로 지자체에 배분하는 교부금)와 보통교부세 등 지방교부금 배부 때 불이익을 주는 등 재정페널티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재산세 탄력세율을 적용하는 지자체는 지방세인 재산세 수입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부동산교부세와 보통교부세 삭감 등으로 '이중 또는 삼중'의 세수감소를 겪게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지자체 재원이 줄어들면 그만큼 문화ㆍ복지사업 등 주민생활과 직결되는 각종 사업이 차질을 빚게 돼 주민들의 삶의 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게 행자부의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 재산세를 30% 내린 서초구는 탄력세율을 적용함으로써 100억9,400만원의 세수가 줄었다. 경기도 남양주시의 경우 탄력세율 인하로 26억2,900만원의 세수가 줄어든 데다 세수 감소분 만큼의 부동산교부세와 22억6,600만원의 보통교부세를 지원받지 못했다.

행자부는 또 재산세를 내리더라도 종합부동산세를 내야 하는 고액 납세자의 부담은 줄어들지 않고 지자체 재정만 줄어든다고 지적했다.

박연수 지방재정세제본부장은 "종부세 납부자는 탄력세율 인하에 따라 재산세를 줄여서 내더라도 줄어든 재산세 만큼 종부세로 납부하도록 규정돼 있다"며 "결국 탄력세율을 적용하는 지자체는 지방세로 받을 세수를 국세인 종부세로 넘겨주는 모순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탄력세율 20%를 적용할 때 도곡동 57평이나 압구정동 47평 아파트의 경우 각각 46만4,000원과 27만6,000원 가량 재산세가 줄어들지만 이를 고스란히 종부세로 납부해야 한다는 얘기다. 또 세부담 상한제를 적용받는 대치동 34평이나 삼성동 29평 아파트는 재산세 감소 혜택을 전혀 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일부 지자체는 재산세 탄력세율 적용에 대한 행자부의 강력대응 방침에 대해 '지나친 간섭'이라고 반발했다. 송파구의 한 관계자는 "탄력세율 조항을 만들어 재량권을 줬으면 지자체가 알아서 하도록 해야한다"며 "페널티를 준다 안 준다 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비판했다.

입력시간 : 2006/03/07 1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