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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매치골프 2R] 골프는 기량보다 배짱이 최고?

 - 우즈만빼고 톱랭커들 줄줄이 16강 좌절「기량이냐, 배짱이냐.」 이틀째를 맞고 있는 앤더슨 컨설팅 월드매치플레이 선수권대회는 일단 하위권의 배짱이 기량을 제압하고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칼스배드의 라코스타골프장에서 계속된 2라운드에서 세계랭킹 상위권 선수들이 하위랭커들에게 힘없이 무릅을 꿇으며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세계랭킹 2위 데이비드 듀발을 비롯해 비제이 싱·저스틴 레너드·닉 프라이스·그레그 노먼 등이 짐을 꾸렸다. 이들은 2라운드 진출자에게 주는 5만달러(약 6,000만원)의 상금에 만족한채 집으로 돌아갔다. 이로써 랭킹 10위권내 선수중 1위인 우즈를 제외하고 9명이 모두 탈락했다. 이들을 제친 선수들은 빌 글래슨, 베른하르트 랑거, 마루야마 시게키, 제프 매거트, 에두아르도 로메로 등으로 모두 세계랭킹 하위권이다. 특히 랭킹 2위로 올들어 승승장구하던 듀발이 랭킹 34위인 글래슨에게 무릅을 꾼 것은 이변이라고 할 수 있다. 이같은 톱 랭커들의 탈락을 즐기는 골퍼는 당연히 타이거 우즈. 세계랭킹 1위인 우즈는 경쟁자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어 100만달러를 향한 순항을 계속하고 있다. 물론 스킨스게임에서 발군의 기량을 보여온 프레드 커플스(세계 13위)와 왼손잡이 미남골퍼 필 미켈슨(세계 12위)이 버티고 있긴 하지만 이제 남은 3일동안 우즈의 독주가 이어질 것이라는데 이의를 다는 사람은 별로 없다. ○…우즈도 16강에 진출하는데 애를 먹었다. 랭킹 33위인 밥 트웨이를 맞은 우즈는 전반 9홀동안 2개홀만 비겼을뿐 계속 시소게임을 벌였고 9번홀에서는 보기를 범해 주도권을 트웨이에게 넘기기도 했다. 후반들어 12번홀 버디로 다시 비긴 우즈는 14번홀 버디로 1타 앞서기 시작했지만 마지막홀에서 그린옆 벙커에 볼을 떨구는 바람에 보기를 기록했다. 트웨이가 3㎙짜리 파퍼팅을 성공시키면 연장까지 치러야 할 판. 그러나 트웨이가 손의 떨림을 억제하지 못하고 실수하는 바람에 우즈는 간신히 16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듀발은 랭킹 34위 빌 글래슨에게 3&1(1홀 남기고 3홀차)로 졌다. 당초 낙승이 예상됐던 듀발은 내내 글래슨에게 끌려 다녔고 12번홀 버디를 놓치면서 마지막 찬스를 잃었다. 결국 13번홀 보기로 다시 1홀차 뒤지기 시작, 17번홀까지 이를 극복하지 못했다. 듀발은 경기후 『집에 가야겠다』는 말로 힘겨웠던 경기를 정리했다. ○…메이저 대회 마지막날 무너져 내리기로 유명한 그레그 노먼은 이번 대회에서도 갑자기 몰락, 「큰 대회」징크스를 보였다. 노먼은 첫 4홀동안 3홀차로 여유있게 리드했지만 에두아르도가 16번홀에서 버디를 잡고 17번홀에서는 노먼이 보기를 하는 바람에 1홀차로 좁혀진채 마지막 라운드에 나섰다. 마지막홀에서 에두아르도가 7번아이언으로 페이드 샷을 구사, 핀 30㎝쯤에 붙여 버디를 기록하며 결국 둘은 동타가 됐고 21번째 홀까지 가는 접전끝에 노먼이 백기를 들었다. ○…『매치 플레이는 정말 이상한 경기야.』 이번 대회에 나선 선수들은 경기를 마친뒤 모두들 당황해하는 빛이 역력했다. 스트로크 플레이는 첫 날 아무리 엉망으로 쳤더라도 다음날 만회할 기회가 있지만 매치플레이는 하루만, 아니 한 홀만 잘못하면 그대로 탈락하기 때문. 그러나 3회전에 진출한 하위랭커들은 『이런 경기도 있어야 우리도 우승기회가 있지』하면서 즐거워하는 표정.【김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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