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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관제철소 설립을 위해서는 부지확보부터 사업승인까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대책이 있습니까?”(A이사) “인도시장이 정말 성장성이 있나요? 무리한 투자는 결국 화를 불러옵니다”(B 이사) 지난 2005년 12월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이사회. 참석자들의 표정은 어두웠다. 전형적인 내수업체인 포스코가 해외 일관제철소 설립 투자안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철강산업의 글로벌화는 피할 수 없는 대세입니다. 국내에만 머물러 있다가는 세계적인 철강기업들에 결국 시장을 잃을 겁니다. 지금 투자시기를 놓치면 포스코의 미래는 어둡습니다.” 이사들의 질문을 조용히 듣고 있던 이구택 포스코 회장이 천천히, 하지만 확신에 찬 어조로 말문을 열었다. 이날 포스코 이사회는 인도제철소 설립안을 승인했다. 포스코가 글로벌 기업으로의 변신을 결정한 이듬해부터 세계 철강시장은 초대형 인수합병(M&A) 돌풍이 불어 닥쳤다. 인도의 미탈이 유럽 철강기업인 아르셀로를 전격 인수하면서 공격적인 행보를 시작한 것. 이후 세계 철강업계는 국경을 훌쩍 뛰어넘는 본격적인 무한경쟁으로 접어들었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만약 그때 글로벌 투자를 결정하지 못했다면 지금은 글로벌 경쟁에서 완전히 뒤처졌을 것”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라=포스코는 4월 창립 40주년을 맞아 10년 후인 오는 2018년 매출 100조원을 달성해 ‘글로벌 빅3’에 오르겠다는 ‘포스코 비전 2018’을 선포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글로벌화가 필수다. 회사 측은 이를 위해 1단계로 2012년까지 해외 조강 생산량을 800만톤 추가해 전체 조강 생산량을 연간 4,800만톤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포스코의 글로벌 시장을 향한 첫번째 도전은 인도와 베트남의 일관제철소. 인도의 경우 오리사주에 2016년까지 1,200만톤 규모의 일관제철소를 건설할 계획이다. 현재 제철소 및 전용항만 건설을 위한 환경 인허가 절차를 완료했고 최근 공장부지 내 국유지 산림지역이 해제돼 가속도가 붙고 있다. 약 4,004에이커의 부지에 건설되는 인도제철소는 1단계로 슬래브 150만톤, 열연제품 250만톤 등 연간 총 400만톤 규모의 생산설비를 건설하고 최종적으로는 생산규모를 1,200만톤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베트남 일관제철소는 2006년 베트남 정부의 공식 요청을 받고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는 이미 6월 1단계 400만톤 일관제철소 건설계획 등 사업타당성 검토를 마쳤으며 호찌민시 인근 반퐁만 지역의 부지도 확정했다. 조청명 베트남일관제철소추진반장은 “베트남 정부가 파이넥스 공법 등 친환경적이면서도 세계적인 기술 경쟁력을 가진 포스코를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다”며 “베트남 일관제철소는 국내에 머물러 있었던 생산체제를 글로벌 생산체제로 한단계 도약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철을 넘어 자원개발 기업으로=제철사업을 영위하려면 철광석 등 원자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최근 고유가와 고원자재가 현상으로 철강산업의 헤게모니를 원자재 업체들이 쥐는 양상이 나타나면서 원자재 확보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포스코는 이러한 시장상황을 예측하고 조업생산 초기부터 해외자원 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왔다. 실제 포스코는 2002년부터 해외자원 개발 총 17개 프로젝트에 약 15억달러를 투자했다. 또한 2012년까지 자원개발 투자를 통해 투자기업으로부터의 원료조달 비율을 현재 15%에서 30%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포스코는 현재까지 호주의 마운트솔리ㆍ팍스리ㆍ카보로다운스, 캐나다의 그린힐스 등 8개 석탄광산과 호주의 포스맥ㆍ잭힐스 등 2개의 철광석 광산에 지분을 투자했다. 또한 해외 광산에 직접 지분 참여하는 기존의 투자방식을 뛰어넘어 팔링허스트 글로벌 컨소시엄에 2억 달러를 투자하는 등 국제 컨소시엄을 통한 광산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최근에는 호주 광산업체인 맥아더콜에 4억7,000만달러를 투자해 이 회사의 지분 10%를 확보하는 등 투자규모도 점차 대형화하고 있다. 이는 세계 메이저 철강회사에 걸맞은 원자재 확보를 통해 글로벌 자원개발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권영태 원료구매담당 전무는 “개발투자를 통한 원료의 안정적 확보는 철강산업의 미래 경쟁력 확보에 필수 요소”라며 “원료 공급사들의 대형화에 따른 시장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보다 공격적으로 자원개발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이와 함께 안정적인 철강수요 확보 차원에서 대우조선해양 인수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수소경제시대 대비하라"
이구택회장, 연료전지등 신재생에너지 사업 적극 진출 강조 "궁극적으로 포스코는 '수소경제시대'에 대비해야 합니다." 이구택 포스코 회장은 지난해 8월 한국전력과 연료전지 개발을 위한 업무협력 협정을 체결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화석연료가 고갈되는 시점을 대비해 새로운 재생에너지 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진출해야 한다는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포스코가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위해 연료전지 개발을 추진한 것은 지난 2002년부터다. 당시는 유가가 불안정한 움직임을 보이기는 했으나 배럴당 100달러를 훌쩍 넘을 것으로는 예상하지 못하던 때다. 포스코로서는 보다 안정적인 에너지원을 찾아야 한다는 결론 아래 연료전지에 주목한 것. 포스코는 이후 포항산업과학연구원ㆍ포스텍 등과 함께 원천기술 확보에 주력했다. 부족한 영역은 기술도입(미국 FCE사와의 기술이전 계약 체결)으로 메워나갔다. 최근에는 상용화를 겨냥한 생산기반시설 확보도 눈앞에 와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10월 총 1,200억원을 투자해 포항 영일만 배후산업단지에 연산 100㎿ 연료전지를 생산할 수 있는 연료전지 공장을 착공, 오는 9월 준공할 예정이다. 이 공장이 완공되면 포스코는 세계 최초로 발전용 연료전지 제품을 양산하게 된다. 포스코는 또한 하수 슬러지나 생활폐기물을 건조 성형해 발전소용 연료로 재활용하는 '친환경 연료화'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2013년까지 연간 국내에서 발생되는 슬러지의 40%인 150만톤을 연료화해 해마다 30만톤씩 발전용 연료로 공급함과 동시에 생활폐기물 연료화를 통한 전용발전소(80MW)도 운영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 올해는 국내 최초로 포항과 광양 사업장 옥상에 1MW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하는 '깜짝 아이디어'로 태양광 발전사업에도 진출했다. 회사 측은 연간 2,500MWh의 전력 생산과 연간 1,540톤의 CO₂감소도 기대하고 있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포스코의 목표는 제철사업에 필수적인 에너지 분야에서 친환경 미래 에너지 개발을 통해 성장동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라며 "수익 측면에서는 아직 걸음마 단계이지만 에너지뿐 아니라 제철 분야에서도 친환경적 요소가 점차 중요시되고 있는 만큼 제철소와 친환경 에너지를 패키지로 묶으면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경쟁력이 배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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