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의 전력을 강화하겠다는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의지가 생각보다 강하게 드러나고 있다. KB는 그동안 라이벌인 신한금융그룹에 비해 보험업의 비중이 왜소했고 이는 은행에 대한 과도한 쏠림으로 이어졌다.
KB가 LIG손보 인수와 동시에 KB생명에 대해서도 대대적인 인적 쇄신과 영업력 강화에 나서면서 하나금융 등 다른 금융그룹의 보험업 강화 전략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이며 보험업의 격전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KB금융이 계열사 CEO 인사에 이어 12일 내놓은 임원 인사를 보면 각 계열사의 전문성을 한층 강화했는데 이 가운데 KB생명이 단연 눈에 띈다.
KB생명은 김세민 전 알리안츠생명 부사장을 전격 발탁했고 이병용 전 국민은행 자산관리(WM)사업본부 상무와 이동철 전 KB금융 상무를 각각 부사장에 앉혀 3인 부사장 체제를 갖췄다.
김 부사장은 푸르덴셜과 하나HSBC·알리안츠생명 등을 거치며 영업력을 인정받았다. 이병용 부사장은 국민은행에서 상품·신탁 업무 분야에서 역량을 인정받았다. 은행과의 연계 영업에 대한 의지가 보인다. 이동철 부사잔은 과거 외환은행 인수전을 벌였던 기획통으로 KB생명의 인수합병(M&A) 그림 등을 그릴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해 계열사 사장단 인사에서는 교보생명 출신인 신용길 사장을 영입했는데 이번 라인업에 대해 업계 전체적으로도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KB캐피탈 인사에서는 지주사에서 홍보담당최고책임자(CPRO)로 일했던 김영윤 전무가 부사장으로 선임됐으며 남병호 전 KT캐피탈 대표가 전무로 발탁됐다. KB저축은행 신임 부사장에는 조용진 전 국민은행 IT채널개발부장이, KB부동산신탁 부사장에는 김동언 전 국민은행 사회협력본부장이 각각 선임됐다. KB데이타시스템 부사장에는 이재림 전 국민은행 북부지역본부장이 발탁됐으며 KB인베스트먼트에서는 우동석 상무가 전무로 승진했다. KB신용정보 부사장에는 김철홍 전 국민은행 성남지역본부장이 선임됐다.
반면 임영록 전 회장의 측근으로 KB 사태를 키운 인물 중 한 명으로 거론됐던 백홍욱 KB캐피탈 부사장은 이번 인사를 통해 퇴임했다.
한편 KB금융은 이날 KB금융 주주들이 사외이사 예비후보를 직접 제안할 수 있는 권한을 갖도록 했다. 이번 결정은 KB금융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추진에 따른 것으로 국내 금융권에서 주주가 사외이사 후보 추천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은 처음이다. 앞서 KB금융 사외이사들은 KB 사태의 책임을 지고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모두 물러나기로 한 바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3월에 있을 사외이사 추천 과정 외에도 앞으로 중도 사퇴 또는 임기 만료된 사외이사의 후임을 결정할 때도 주주들이 제안하는 사외이사 풀을 활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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