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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그룹 구조본부장 설문] 체감경기 냉랭 “내년에도 비상경영”
입력2003-11-10 00:00:00
수정
2003.11.10 00:00:00
최형욱 기자
“정부가 경기 회복을 자신하는 것은 착시 현상 때문이다. 최근 수출이 잘 된다고 하나 반도체ㆍ자동차ㆍ조선 등 몇 개 업종에 불과하다. 막대한 가계부채 문제, 내수ㆍ투자심리 회복 등은 아무리 빨라도 6개월 내에는 해결되기 힘들다.”(삼성 그룹 구조본의 한 고위 관계자)
이번 본지의 5대 그룹 설문조사는 아직도 냉랭한 일선 기업들의 체감 경기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세계 경제 및 내수 회복 여부, 원화 절상 움직임, 총선 정국 돌입에 따른 정치 혼선 등 대내외적인 경영환경이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이들 그룹들은 내년에도
▲원가절감, 유동성 확보 등 보수경영
▲사업ㆍ인력 구조조정, 경상비 삭감 등 허리띠 졸라매기 등에 적극 나서는 한편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시나리오 경영 체제를 강화할 방침이다.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다”= 삼성의 경우 내년도 사업 계획을 수립할 때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3.5%` 미만으로 잡았다. 이는 그룹의 `싱크 탱크`인 삼성경제연구소의 예상치인 4.3%보다 훨씬 낮다. `내년도 원ㆍ달러 환율 전망치`도 `1,000원 이상~1,050원 미만`으로 연구소의 1,110원을 크게 밑돈다.
삼성 그룹 관계자는 “전세계 경기 회복 지연과 내수 위축, 개인 파산 급증, 부동산 버블 붕괴 등이 여전히 폭발직전의 위기”라며 “최악의 상황에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경영 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말했다.
LG도 내년도 기준 환율을 수출 비중이 높은 회사의 경우 1,050원, 수입 비중이 높은 회사는 1,250원을 잡았다. 어떤 상황에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 구조를 만들겠다는 얘기다. 현대차ㆍ포스코도 내년 환율 전망치를 `1,050원 이상~1,150원 미만`으로 응답해 환율이 지금보다 최대 100원 가량 떨어진다는 가정아래 채산성을 맞출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핵심사업에는 투자 강화= 하지만 이 같은 보수적인 경영 전략에도 불구하고 이들 그룹들은 중장기적인 사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차세대 미래사업 육성과 신기술 개발, 핵심 인력 양성 등에는 적극 나설 방침이다.
LG의 경우 내년도 R&D 투자 규모를 2조9,000억원으로 올해보다 12% 가량 늘릴 방침이다. SK도 시설 투자 규모는 올해 수준을 유지키로 했으나 R&D 투자액과 신규 채용 규모는 0~5% 가량 늘리기로 했다.
특히 포스코의 경우 중국 사업 강화 등을 위해 R&D는 물론 설비 투자도 20% 이상 확대키로 했다.
삼성도 내년 투자 규모에 대해 `올해 수준`으로 응답했으나 전자 계열사를 중심으로 투자 규모를 늘릴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형욱기자 choihu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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