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ㆍ기아차그룹 회장이 원ㆍ달러 환율 급락으로 인한 ‘비상경영’의 해법을 찾기 위해 국내외 현장을 누비고 있다. 올들어 충남 당진의 현대INI스틸 공장과 현대차 울산공장을 세심하게 점검한데 이어 곧 바로 해외로 발을 넓혀 이 달 초 인도 첸나이 공장을 방문한 지 2주일도 채 안돼 이번에는 앨라배마 공장이 있는 미국을 찾았다. 원ㆍ달러 환율의 급변동과 고유가 등으로 어려워진 경영환경을 타개하기 위한 해법을 현장경영 강행군에서 도출해 내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21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미국시장에서의 자동차 판매와 현지 생산현황 점검을 위해 이날 5박6일 일정의 출장길에 올랐다. 정 회장은 이번 미국 방문기간 동안 로스앤젤레스의 현대ㆍ기아차 판매법인을 방문, 세계 자동차시장의 심장부에서 뛰고 있는 현지 직원과 딜러들을 격려한 뒤 현지에서의 시장확대 방안 등을 심도 있게 논의할 예정이다. 이는 올해 미국시장에 잇따라 출시할 신형 싼타페와 아반떼 후속, 옵티마(국내명 로체) 등 신 차종의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직접 독려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정 회장은 이어 지난해 가동에 들어간 현대차 앨라배마공장을 찾아 최근 쏘나타의 생산 가동률을 90%까지 끌어올리며 단기간에 공장을 정상 가동시킨 성과를 격려하는 한편 4월 출시를 앞둔 신형 싼타페의 시험생산 과정과 생산 일정 등을 꼼꼼하게 챙길 계획이다. 그는 이 과정에서 트레이드 마크인 ‘품질경영’의 완벽한 확보를 위해 부품업체와의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재차 강조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정 회장의 이번 미국 방문은 지난 9일 인도공장을 방문해 현지 생산규모를 60만대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직후 이뤄진 것으로 현장 챙기기를 통해 어려운 경영환경을 타개해 나가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최고경영자의 현장경영 자체가 임직원들에게 경영환경 극복을 위한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해 주는 매개체로 작용, 생산ㆍ판매 등 모든 면에서 당면한 어려움에 적극 대처하는 자세를 갖게 해 준다는 설명이다. 정 회장은 실제로 최근 인도 방문 자리에서 “최근 경영환경이 매우 어려운 만큼 해외법인의 전 임직원도 비상관리 위기의식을 가지고 경쟁력 향상에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으며, 국내에서도 수시로 생산현장과 영업점을 수시로 방문, 현황을 점검하고 개선점을 주문하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미국과 인도 등 주요 자동차 시장에서의 생산성 향상과 판매확대만이 어려운 경영환경에 직면한 그룹의 경영체질을 개선하고 도약할 수 있게 하는 열쇠”라며 “정 회장은 앞으로도 끝임 없는 해외 현장경영을 통해 이 같은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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