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밤 로맨스·첫 키스…가슴 두근두근 뮤지컬 '김종욱 찾기' 홍병문 기자 hbm@sed.co.kr 돌발 퀴즈. 다음 중 첫사랑과 관련이 적은 것은. 별밤, 솜사탕, 장미 한송이, 첫 키스, 인도(India), 초콜릿. ‘당신이 원하는 뮤지컬의 모든 것을 채워준다’는 치밀한 계획으로 만들어진 ‘김종욱 찾기’는 무대에 오르기도 전부터 화제를 뿌린 작품이다. 개막 전 사전 예매로만 절반을 넘는 자리가 팔려나갔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월드컵 조별 리그전과 맞물린 공연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매 공연마다 자리는 대부분 꽉꽉 채워졌다. 김종욱 찾기가 겨냥한 고객은 20대말 30대초 주머니 사정이 꽤 괜찮은 여성. 왜냐고? 조사해보면 다 나온다. 공연 기획팀은 설문을 통해 누가 뮤지컬을 가자 많이 보는지, 그리고 그들이 원하는 뮤지컬의 내용과 소품, 소재는 무엇인지, 좋아하는 배우는 누구인 꼼꼼히 살폈다. 그 결과 탄생한 작품이 20~30대 여성을 타깃으로 한 첫 사랑 이야기. 인도 배낭여행과 같은 낭만적인 에피소드가 곁들여지고 별 밤 로맨스 속 첫 키스와 초콜릿, 장미 한 송이와 같은 소품이 뮤지컬의 맛을 더해주는 향신료 역할을 한다. 요즘 뮤지컬 마니아들이 가장 좋아한다는 오만석ㆍ엄기준이 남자 주인공으로 캐스팅 됐고 여배우 오나라와 만능 엔터테이너 전병욱이 가세했다. ‘첫 사랑 찾기 주식회사’를 찾은 의뢰인 오나라가 인도 배낭여행에서 만난 “턱선의 각도가 외로우며 콧날에 날카로운 지성이 흐르는 운명의 남자” 김종욱을 찾으며 벌어지는 이 주문형 소극장 뮤지컬은 성형 수술로 탄생한 섹시한 미인을 보는 듯한 착각을 준다. 1시간 40여분 동안 관객 감정의 선을 조였다 풀었다 하며 상큼한 감동을 선사한다. 수정에 수정을 거친 대본과 노래는 잘 짜여진 헐리웃 멜로 영화를 보는 것 같다. 여성 취향의 코믹 뮤지컬이긴 하지만 뮤지컬에 길들여진 남성 팬들도 꽤 즐겁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애초에 이 뮤지컬의 타깃이 뮤지컬을 좋아하는 특정 층을 겨냥한 이상 엄밀한 평가의 폭은 좁아질 수 없다는 게 흠이다. 개막 전에 이미 절반 이상의 성공을 거뒀다는 세간의 평가만으로도 이 창작뮤지컬은 올 뮤지컬 무대 화제작으로 꼽히기에 충분하다. 7월30일까지 대학로 예술마당1관. 입력시간 : 2006/06/26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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